속도내는 허동수의 '차이나 드림'…"총괄법인 중심 중국서 다시 뛰자"

CEO투데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석유·방향족·윤활유 등 중국 관련 매출만 12조원
"中을 제2 내수시장으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겠다.”

허동수 회장(사진)은 GS칼텍스의 중국 시장 진출 10주년을 앞두고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 사업을 총괄할 법인을 세워 보다 체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 중국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의 도약대로 삼겠다는 허 회장의 10년 ‘차이나 드림’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GS칼텍스는 중국 내 석유와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을 총괄할 ‘GS칼텍스 차이나’를 설립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윤활유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해온 베이징대표처를 격상시켰다. 2003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지 9년이 흐른 만큼 보다 전략적인 영업체계를 구축, 사업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게 허 회장의 구상이다.

허 회장은 전날 중국법인 임직원과 개소식을 갖고 “중국은 회사 수출의 3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국가”라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중국 비즈니스 성장의 본격적인 기회로 삼아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석유제품, 기초원료인 방향족과 폴리머, 윤활유 등의 현지 생산과 유통사업을 통해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수출액까지 합치면 중국 관련 매출은 12조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 회장은 국내 에너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눈을 돌렸으나 서두르지 않았다.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분석하고 1개 성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7년 산둥성과 상호교류 및 협력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석유유통 분야 사업을 확장해왔다.

허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5월에도 “주유소 사업과 관련해 중국 전역을 긴밀하게 조사했다”며 “한국과 인접해 있고 인구도 많으며 생활수준이 높은 산둥성에 집중해 선박을 댈 수 있는 물류기지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산업이 완전 규제 아래 있어 진입이 어려운 중국에서 GS칼텍스는 산둥성에서 10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년 내 이를 30개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산둥성에 공을 들여온 허 회장은 지난달 GS칼텍스 여수공장을 방문한 장다밍 산둥성장과 교류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윤활유 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 GS칼텍스 윤활유 사업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른다. 이 중 중국에 수출한 물량이 40% 이상이다. GS칼텍스는 2007년 베이징에 중국대표처, 올 6월엔 상하이지사를 설립했다. 올해 윤활유 부문 매출이 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석유화학 사업 규모도 늘려가고 있다. 랑팡과 쑤저우에서 연간 8만2000t의 복합수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수요의 7%에 이르는 규모로,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는 2400억원으로 매출을 60% 늘리기로 했다. 방향족 사업에도 진출해 칭다오리둥화공유한공사를 통해 2006년부터 파라자일렌 70만t, 벤젠 24만t, 톨루엔 16만t 등 한 해 총 110만t 생산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밖에 8만5000t, 1만t 선좌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칭다오리싱물류유한공사, 석유와 석유화학제품 87만㎥를 저장할 수 있는 칭다오리싱탱크터미널유한공사도 운영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중국 법인 설립과 함께 체계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의사결정이나 인재채용 등도 현지에서 해결하며 시장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