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S&P도…한국 신용등급↑

7년 만에 'A+'로 상향
전망도 '안정적' 부여

"3大 신평사 같은 해 모두 등급 올린 곳 한국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다. 지난달 27일 무디스, 지난 6일 피치에 이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등급 상향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15년 만에 역대 최고 등급(신평사 종합 기준)을 회복한 데 고무돼 있다.

S&P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올리고,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부여했다. S&P가 등급을 조정한 것은 2005년 7월 ‘A-’에서 ‘A’로 올린 지 7년 만이다. ‘AA-’인 중국 일본 대만과 격차를 한 단계로 줄였다.북한 리스크 완화가 첫 번째 배경이 됐다. S&P는 이날 분석 자료에서 북한 권력 승계가 원만하게 이뤄지면서 급변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봤다. 또 경제 지표가 둔화된 가운데서도 효율적인 정책 결정으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정부의 부채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1%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대외위험에 대한 정책 여력도 높다고 설명했다.

S&P 측은 앞으로 몇 년간 지속가능하고 강한 성장을 통해 1인당 GDP가 제고되거나, 단기차입 축소로 은행 시스템이 강화될 경우 추가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P가 부여한 ‘A+’는 무디스(Aa3)나 피치(AA-)의 더블에이(AA) 등급보다는 낮다. 하지만 정부는 무디스나 피치에 비해 훨씬 깐깐한 잣대를 갖고 있는 S&P가 신용등급을 올린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S&P는 2005년 이후 한국의 등급전망조차 한 번도 조정하지 않았다”며 “작년 이후 A 등급 이상 국가 중 같은 해 3개 신평사가 일제히 등급을 올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재정부에 따르면 3개 신평사 종합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역대 최고 등급을 회복했다. 1996년 6월~1997년 10월 한국은 S&P와 피치로부터 ‘AA-’, 무디스로부터 ‘A1’ 등급을 받았다가 외환위기로 하향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잇따른 신용등급 상향은 실물 경제에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후 국내 금융기관의 외채발행 금리가 하락하고,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4일 107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 13일 74bp로 낮아졌다. S&P는 이날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주택금융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신용등급도 함께 올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