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열풍에…닭가슴살 통조림 '불티'

다이어트족에 인기…이마트 매출 3배 급증
서울 성내동에 사는 최진영 씨(35)는 지난 주말 인근 대형마트에서 닭가슴살 통조림(3개입)을 6묶음(18개) 구입했다. 최씨는 “얼마 전부터 살을 빼려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닭가슴살이 몸 만들기에 좋다고 해서 많이 샀다”며 “캔제품이 먹기 편해 선호한다”고 말했다. 통조림 코너 직원은 “닭가슴살 캔을 사가는 고객은 대부분 다이어트를 하는 20~30대”라며 “참치캔이나 햄캔 등에 비해 구매 고객은 적지만 한번 구매할 때 많이 사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소비 불황에도 닭가슴살 통조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몸짱’을 만드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닭가슴살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제조업체와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이마트에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닭가슴살 통조림 매출은 212% 증가했다. 참치 햄 등을 포함한 통조림 전체 매출이 3% 증가에 그친 데 비하면 뚜렷한 증가세다. 이마트에서 닭가슴살 통조림 매출은 지난해에도 전년에 비해 3.5배 증가했다.

통조림 전체 매출에서 닭가슴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5%, 2010년 3.5%, 지난해 7.6%로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선 10.2%로 늘어났다. 홍호림 이마트 가공식품 담당 부장은 “생육 형태로는 유통기한이 짧고 조리하기 번거로운 닭가슴살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다이어트족들을 끌어들인 게 급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닭가슴살 통조림 매출은 120% 증가했다. 반면 참치캔은 2.3% 증가에 그쳤고, 꽁치와 고등어 등 수산 통조림은 2%가량 줄어들었다.닭가슴살 통조림은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이 2007년 참치캔 형태로 가장 먼저 출시했다. 동원F&B가 2009년 말 뛰어들었고, 사조가 올초 제품을 출시하면서 하림과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농협목우촌과 진주햄 등도 제품을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 수는 2010년 5종에서 올해는 30여종으로 늘어났다. 판매가는 ‘135g 캔 3개 묶음’ 기준 4300~5700원으로, 참치캔에 비해 용량 대비 5~10% 저렴하다.

닭가슴살 통조림이 인기를 끌자 동원 하림 사조 등은 올 추석시즌에 선물세트를 제작해 대형마트에서 첫 판매한다. 하림은 또 ‘닭가슴살 통조림’ 소비층을 겨냥해 100% 계란 흰자로 구성한 ‘구운계란 흰자’ 통조림(135g·1990원)을 이마트와 공동 개발해 최근 내놨다. 홍 부장은 “이 상품은 50g당 22㎉로 칼로리가 적고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0%”라며 “다이어트족들이 운동 후 닭가슴살 못지않게 계란 흰자를 먹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송태형/임현우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