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위례신도시 교통망 대폭 줄인다…연내 변경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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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과천선 연기, 용산선 단축…입주자 반발 클듯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 접경에 건설 중인 위례신도시의 대중교통망이 당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된다. 지하철 2개 노선 가운데 위례~경기도 과천 구간을 무기 연기하고, 나머지(위례~용산) 노선도 위례~신사 구간으로 단축하면서 교통수단도 경전철로 바뀐다.
위례신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노면전차(트램) 역시 급행버스(바이모달트램)로 변경된다. 주택 4만여가구가 들어설 신도시 교통시설의 대폭 축소에 대해 입주 예정자와 강남·송파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19일 국토해양부 서울시 송파구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 대책’ 변경안을 마련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듣고 있다. 국토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내에 변경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변경안에 따르면 2개의 급행간선철도 중 위례신도시와 경기도 과천대공원을 연결하는 지하철 18㎞ 구간 건설은 무기 연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 결과 중간에 산이 많고 정거장이 적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제성이 생길 때까지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위례신도시에서 용산까지 연결할 예정이던 지하철(20㎞)도 신사역까지 14.4㎞ 구간만 건설한다. 그것도 지하철이 아닌 2량짜리 경전철로 바뀐다. 이 노선은 동남권유통단지를 지나 삼성·청담역을 거쳐 신사역에서 끝난다.
위례신도시 내부를 연결하는 신교통망인 트램은 바이모달트램으로 바꾼다. 트램은 레일 위를 달리지만 바이모달트램은 기존 도로를 달린다.
대모산에 터널을 뚫어 헌릉로와 삼성로를 연결하는 도로 계획도 백지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도로를 확장해 교통을 분산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말했다.대중교통망 완공도 대폭 늦어진다. 위례~신사 간 경전철은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 변경, 민간 사업자 선정 등을 거쳐 일러야 3년 뒤 착공한다. 공사 기간은 5년 정도다. 위례신도시 입주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하지만 경전철은 2020년께 운행에 들어가는 셈이다. 민간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 개통 일정은 기약할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핵심 대중교통망은 모두 민간 사업자를 유치해 건설한다”며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민간 사업자가 나설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현실성 있는 교통계획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례신도시 입주 예정자와 원주민들은 “서울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고,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변경안에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조성근/김보형/이현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