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로 떠나요] 꿈길 같은 운하…'동화의 나라' 오타루

운하옆 돌바닥 산책길…63개 가스등 나란히
유리공예·오르골 유명

오타루는 그 이름부터 동화적이다.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오타·오루·나이’라는 말에서 지금의 오타루가 됐다. 아이누족의 말로는 ‘모래 속에 흐르는 강’이라는 뜻. 바닷물을 육지로 끌어들여 운하를 만든 지금의 오타루와 놀랍도록 그 이름이 일치한다. 환상적인 분위기의 도시 분위기처럼 그 이름의 유래가 동화 같다.

오타루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삿포로 지토세공항에서 출발하는 쾌속 에어포트를 타면 70분, 삿포로역에서 출발하는 하코다테혼센 열차로도 50분이면 닿는다. ○운하크루즈에 몸을 싣고

오타루라는 이름만큼 유명한 오타루 운하 역시 이런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JR오타루역에서 고갯길을 그대로 내려오면 만나는 오타루 운하는 길이 1140m의 작은 운하로 1914년부터 9년에 걸쳐 완성됐다. 지금도 운하를 따라 옛 벽돌창고들이 늘어서 멋스런 풍취를 자아낸다. 저녁 어스름이 내리면 운하를 따라 만들어진 돌바닥 산책길에 모두 63개의 가스 가로등이 불을 밝혀 마치 한 세기 전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환상적인 저녁 풍경이 연출된다.

운하를 조금 더 가까이서 즐기고 싶다면 오타루 운하를 가로지르는 운하크루즈에 몸을 실으면 된다. 운하의 시작점인 아사쿠사다리 선착장을 출발해 약 40분 동안 자그마한 나룻배로 운하를 왕복한다. 요금은 한 사람에 1200엔 선. 가을이 끝나는 10월까지 매일 약 1시간 간격으로 오후 4시40분까지 운항한다.○유리공예와 오르골의 도시

운하를 중심으로 뻗어 있는 거리 곳곳에 시선을 돌려도 즐겁다. 아기자기한 수많은 상점이 눈에 들어온다. 유리공예와 오르골 가게들이다.

오타루가 유리의 거리로 알려진 것은 19세기 후반. 석유램프와 어망 부이(buoy)를 제조하며 번성했지만 수요가 줄면서 쇠퇴했는데 1970년부터 다시 주목받게 됐다. 식기 컬렉션을 즐기는 관광객이라면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정교한 유리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오타루에서 기념품을 고른다면 오타루의 유리제품이 제격인 셈이다.

운하를 따라 시키나이혼도리로 이동하면 오타루 운하와는 또다른 분위기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과거 ‘북쪽의 월가’라고 불린 곳으로 19세기 서양식 석조건물이 여러 채 남아 있다. 그 중 하나는 지금도 일본은행의 오타루지점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그 동쪽 끝에 일본 최대의 오르골 전문점인 오르골당 등이 자리해 있는데 이 또한 오타루의 명물로 꼽힌다. 1912년에 세워진 목골벽돌식의 건물이 상징적인 곳으로, 가수 조성모의 뮤직비디오가 이곳에서 촬영돼 한국관광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오르골당에 들어서면 오르골의 천국답게 사방에서 오르골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들린다. 1층과 2층을 가득 메운 3000여개의 오르골이 조명에 반사되어 장관을 이룬다.


◆여행 팁

홋카이도의 관문 신지토세공항(삿포로)까지는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 진에어가 수시 운행하고 있어 편하다. 비행시간은 약 2시간40분.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는 JR선을 타고 JR오타루역에서 내리면 된다. ‘삿포로 오타루 웰컴패스’를 이용하면 하루 동안 삿포로와 오타루 간 철도와 삿포로 도심 내 지하철을 무제한 승차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JR삿포로역 여행센터에서 판매하며 1장에 1500엔.홋카이도 남부의 하코다테로도 대한항공이 주 3회(화·목·일) 운항한다. 하코다테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노선버스로 약 30분 걸린다. 홋카이도 일주 여행상품은 한국 내 주요 여행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자유여행상품은 49만원대부터, 패키지 상품은 89만원대부터 판매한다. 홋카이도관광진흥기구 홈페이지(kr.visit-hokkaido.jp) 참조.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