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너무 착한 안철수`…출판 통한 검증바람

비판·옹호 서적 출간 잇따라

'착한, 너무 착한 안철수' 경제민주화 등 진영논리
'안철수의 생각' 조목조목 비판

'안철수의 생각을 생각한다' 성공조건 모색한 대담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9일 12·19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일에는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로 대권 행보의 첫걸음을 뗐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대선 3자 대결 구도가 짜여진 것이다. 안 후보의 출마로 각종 여론조사의 후보별 지지율이 출렁거리고 있다. 가상 대결 구도에 입각한 후보자별 승리 가능성 분석과 검증 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뒤늦게 출마를 공식화한 안 후보에 대한 검증 열기가 뜨겁다. 안 후보의 출사표 성격을 갖고 있는 책 《안철수의 생각》을 토대로 안 후보를 비판하거나 지지하는 내용의 책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착한, 너무 착한 안철수》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의 ‘안철수에 대한 생각’이다. 팟캐스트 방송 ‘정규재TV’의 스타 논객으로도 잘 알려진 저자는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는 안 후보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내 보인다. 냉정하게 책을 읽고, 문구를 하나하나 새기면서 행간에 숨겨진 의미와 심리상태, 무의식의 저변까지 훑어낸다. 남의 말을 하는 듯 진실을 잘 드러내지 않는 특유의 어법을 꼬집고,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군 입대를 했다는 등 스스로 위인 만들기를 하지는 않았는지도 밝혀낸다.저자는 여러 현안에 대한 안 후보의 시각에 의문을 표한다. 안 후보는 상식화된 좌편향의 주장들을 반복하고 있으며, 진영논리에 입각해 내편은 옳고 네편은 그르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의 기업에 대한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인류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기업은 전기를 만들고 냉장고를 개발하는 등 업의 본질에서 인류에 공헌하는 가치를 발휘해야 하는데, 이는 기업가의 이윤추구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폄훼하고, 이윤 추구를 거부하는 것이 좋은 기업인인 듯 얘기하는 안 후보의 기업관을 비판한다. 작은 자선재단을 통한 사회기여 활동을 과대평가해 그게 기업 사회기여의 본질인 것처럼 거꾸로 말하지 말라는 얘기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안 후보의 생각도 ‘순진하다’고 꼬집는다. 안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관련, 재벌개혁을 통해 대기업 특혜를 폐지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학예회풍 대화들’이라고 비판하며 국가 개입이 아닌 자유시장의 강점을 역설한다.

《안철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도 《안철수의 생각》으로 들여다본 안철수론이다. 저자는 안 후보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역사관을 갖고 있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건전한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뢰가 결여돼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을 ‘상식 세력’과 ‘비상식 세력’으로 갈라놓으려 하고, 대중적 인기를 배경으로 대권을 잡겠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읽힌다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옛 성현의 말을 통해 한국 현실에 적합한 대안을 모색한다. 《자치통감》에 실린 진평의 이야기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보여주며, 한국형 복지모델은 스웨덴에서가 아니라 공자가 제시한 ‘대동사회’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철수는 대안인가 재앙인가》는 대권주자로서 안철수 후보를 옹호한다. 안 후보가 쓴 책과 칼럼, 인터뷰, 방송녹취록 등을 토대로 안 후보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를 21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안철수의 생각을 생각한다》는 안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저자들의 대담으로 엮었다.《안철수의 생각》에서 제시된 정책 방향을 분석, 안 후보를 검증한 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양당제의 ‘증오정치’ 체제를 바꾸는 것을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과제로 내세운다. 대통령 임기 2년 단축을 전제로 여야 거국정부 구성,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제안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