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파격 채용'…취약계층·전문대 별도 선발

사회적 약자층에 취업 기회를 늘려주는 것도 올해 대기업 채용의 뚜렷한 변화 추세다.

기업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와 전문대 졸업자를 정규직 직원으로 별도 채용한다. 고졸 채용과 하루 만에 끝내는 이른바 ‘원샷 인사’로 화제를 몰고온 조준희 행장의 또 다른 인사 실험이다. 조 행장은 “하반기 공채에서 전문대 졸업자와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학생들을 별도 평가 기준으로 심사해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4년제 대졸자를 뽑는 정규 채용은 지속돼 왔고, 고졸자들은 지난해부터 채용 붐이 일었지만 전문대 졸업자 및 형편이 어려운 가정 출신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정규직 채용 때 자격 제한을 주지 않고 있어 전문대 졸업자가 지원할 수 있지만 결과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자로 채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대 졸업생들은 무기계약직인 창구 텔러직에 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채용에서 기업은행은 기초생활수급 가정 출신과 전문대 졸업자를 일반 4년제 대졸자와 동등하게 정규직으로 뽑을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각각 10명 이상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14일 서류를 마감한 결과 210명 모집에 2만여명이 몰려 경쟁률이 100 대 1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이 중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와 전문대 졸업자는 각각 400여명에 이른다.

삼성은 올 하반기 대졸 공채부터 지방대 출신 선발 비중을 27%에서 35%로 늘렸다. 5%는 저소득층 출신에서 뽑고 고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올해 고졸 공채도 신설했다. LG와 롯데, 포스코는 서류전형 과정에서, SK는 인·적성 검사에서 각각 저소득층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삼성 관계자는 “신입 사원들의 다양성과 도전정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창의적인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여러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