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江포럼 성황리 폐막] "균형 잡힌 강 개발로 인간·자연·문화 '공존의 장' 만들자"

개발과정서 이해관계자 합의는 필수
기후변화 대응 국가차원 대책 절실

21일 대구 호텔인터불고엑스코에서 열린 ‘2012 세계강포럼’ 둘째날 국제콘퍼런스 참석자들은 강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인간과 자연, 문화가 함께하는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강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인간의 필요성과 환경 보호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강의 이용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기조연설과 6개의 물 관련 분과회의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환경관련 전문가, 대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게리 존스 국제강재단(IRF) 회장은 “강은 자연상태로 둘 수 없으며, 인류의 행복을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필요성과 경제적·환경적·문화적 활용이 균형잡힌 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강 개발은 과학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물 요금 인상과 생태계 보호 등을 감안한 경제적·법적 수단을 마련해 시행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베 클레어 레르흐바우머 독일 바이에른주 환경청 본부장도 “홍수피해가 잦은 독일 다뷰브강 지류인 이자르강 프로젝트 때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달라 생태적인 복원과 상업적 피해 사이에 바람직한 균형을 도출하기가 힘들었지만 비정부기구를 포함하는 원탁토론 등을 활용하고 생태적 기술을 적용해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완공한 이자르강은 하루 2만명이 찾는 자연친화적인 레크리에이션 지대로 변모했다.

한스 거트만 메콩강위원회 위원장은 여러 국가를 거치는 강 개발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국제협약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50년부터 태국과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4개국을 흐르는 강 개발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합의가 없어 농업과 운송, 수력 발전, 어로에서 갈등이 커 개발이 지연됐다”며 “강 개발은 시행 초기에 이해관계자들이 개발 일정과 소유권 문제에 합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천과 생태, 지역경제 등을 주제로 열린 제1분과에서는 하천복원 이후 강 관리와 복원을 통한 생태계 및 수질개선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피에르 줄리엥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홍수와 폭우가 증가하고 가뭄이 장기화 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국가차원의 종합대책과 국제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성제 미래자원연구원 원장은 “4대강 사업 이후 효율적인 강 관리를 위해 하천법 등 관련 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물과 관광·레저, 하천 복원 등을 주제로 한 제2분과에서는 물산업 동향과 발전방향,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자원 개발방향이 제시됐다. 정일환 미국 캘리포니아주 수자원국 수자원분석팀장은 “믿을 만한 수자원 관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직면한 과제”라며 “정책 실행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프리듀 호주 제임스쿡대 교수는 “강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지역들이 기후변화와 오염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가 나서 지역 사회와 상업적 이용자 간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범일 대구시장은 콘퍼런스에서 “대구는 100년 넘게 홍수로 해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강 문제로 고통을 받아왔지만 4대강 사업으로 침수지역이 크게 줄었으며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휴식공간으로 바뀌었다”며 “2015년 대구와 경북이 함께 유치한 물포럼을 준비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강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태현/이계주/하인식/김덕용/강종효/강경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