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유치장 탈주범 최갑복 구속영장…감추기 바쁜 경찰

경찰이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강도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도주 경로·시기 등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24일 수사브리핑을 통해 최씨에 대해 일반도주 및 절도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최씨가 유치장을 탈주한 지난 17일 경찰서 인근 가정집에 침입해 승용차와 지갑을 훔쳤고, 경남 밀양의 고추 농막에서 우의와 과도 등을 훔친 것을 확인했다. 또 경찰서 유치장을 빠져나온 뒤, 청도 야산을 통해 밀양으로 잠입한 도주 경로를 밝혔냈다.

하지만 경찰은 추가 범행 장소에 대해서만 현장검증을 할 뿐, 유치장에선 현장검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유치장이 보안시설인데다 다른 재소자들의 모방범죄가 우려된다며 CCTV공개를 끝까지 거부하고 있다.

원창학 대구지방경찰청 특별수사본부장은 “재소자 관리에 여러 가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CCTV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현행형법상으로도 유치장 CCTV에 대해서는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씨는 경찰서 유치장을 빠져나온 뒤 청도 야산을 통해 밀양까지 갔는데도 검문 한번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청도 인근 야산에만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하루 평균 600여 명을 동원하고서도 시민 제보가 올 때까지 허탕만 친 셈이다.

경찰은 이번 탈주사건과 관련해 유치장 근무를 소홀히 한 경찰관 2명에 대해 감찰 조사와 별도로 직무유기로 고발하고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