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株 랠리 주춤…엔터·화장품·게임주 '약세'

최근 승승장구하던 엔터테인먼트, 중소형 화장품주 등 중소형주들이 급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진행된 중소형주 랠리의 힘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기관의 매매 추이 등에 비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25일 YG엔터테인먼트가 7거래일 만에 급락 전환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500원(-7.16%) 하락한 8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소속가수 싸이의 미국 시장 흥행과 함께 연일 급등,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날 장중 9만68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새로 쓴 후 약세로 돌아섰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목표가 평균치는 7만7625원이다.

또한 에스엠(-5.52%) 계열사 SM C&C(-5.03%) 주가도 급등세가 꺾인 모습이다. 이날 8000원까지 뛰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후 엿새 만에 급락세로 전환했다. 배우 장동건 소속 연예기획사 에이엠이앤티 흡수합병과 김병만, 이수근 등 영입 소식이 그동안 주가를 견인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JYP Ent.(-5.92%), 로엔(-6.94%), 키이스트(-4.00%), IHQ(-6.36%) 등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한 중소형 화장품주들도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가 전날보다 2750원(6.46%) 급락한 3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OEM 업체인 한국콜마(-4.42%)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3.85%) 역시 내림세다.

게임주들도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가 전날보다 3200원(-6.82%) 내린 4만37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위메이드(-2.96%), 게임빌(-3.02%), JCE(-4.55%), 네오위즈인터넷(-4.38%) 등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중소형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코스닥 지수는 9.26포인트(-1.74%) 떨어져 코스피지수(-0.62%)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엔터테인트먼트, 인터넷, 게임 등 테마주가 하락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전날 대선 테마주들이 급락하는 등 최근 활성화됐던 중소형주 랠리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중소형주 랠리가 상대적으로 쉬어가는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점쳤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영향력이 장기에 걸쳐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이 주춤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위험자산 선호 기대로 대안이 됐던 중소형주의 경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월말·분기말 윈도드레싱 효과 등을 고려한 대형주 중심의 투자전략 수립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지 센터장은 "기관 매매 동향 등에 비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고, 추석 전까지는 음식료, 유통 관련주와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는 건설 등 대형주 중심 대응이 유리해 보인다"면서 "기관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보유 비중이 낮은 건설, 화학 등의 업종 대표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달로 넘어가면서 가격 메리트와 실적 모멘텀을 갖춘 종목들로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따라서 중소형주들은 일정 수준 조정을 받은 후 종목별 옥석가리기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국내기관들은 저(低) 주가수익비율(PER) 업종 중심으로 매수세를 진행하고 있고, 외국인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지난 4주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하회한 소외업종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2000선 회복으로 일정 부분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다음달 실적 시즌이 맞물리게 됐다"며 "주요 투자주체가 가격 메리트와 실적에 초점을 맞춰 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바탕으로 한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