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국 학자 모인 세계한국학대회에서도 '강남스타일' 최고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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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은 산업 발전과 동반…이젠 학문적으로 알려야할 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에서 모인 한국학자들 사이에서도 화젯거리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이틀 일정으로 25일 개막한 제6회 세계한국학대회에 참석한 25개국 한국학자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얘기하며 드라마, 영화, K팝 등의 한류열풍 비결을 분석했다.강희웅 미국 하와이대 명예교수는 “‘강남스타일’ 춤 동작의 기본은 말을 타는 것인데 승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일상 생활에서 따라할 수 있는 동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 발전으로 우리 상품이 전 세계에 수출되고 드라마 등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복합적으로 생긴 것이 한류”라며 “이는 한국이 그동안 이룬 성과의 결산이지 결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드라마든 상품이든 ‘우리 것’에 진가를 덧입히는 것이 학문인데, 상아탑에 들어앉아 책만 들여다보지 말고 전 세계 학자들과 만나 한국 문화를 학문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한류열풍에 대한 학문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임스 루이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강남스타일’에 대해 “소비지상주의적인 면도 있지만 노래 자체가 재미있다”고 평가했다. 카롤리나 메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 교수는 “아르헨티나에서도 한국 문화가 인기다. 특히 가야금, 탈춤, 강강술래 등 한국의 전통문화는 아르헨티나 상류층에게 인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으로 향하기 전 뉴욕에서 이틀간 머물렀는데 친구가 ‘강남스타일’ 노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강남’의 의미 등을 설명해줬다”고 얘기했다. ‘한국 디아스포라를 통해 남쪽을 발견:아르헨티나와 남미의 한국인’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는 그는 “아르헨티나에 이민 온 한국인들이 1985~1990년만 해도 주류 사회와 융합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아이들을 현지 학교에 보내는 등 주류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전통의 변모: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한 이번 대회에는 25개국 한국학 연구자 140여명이 참석해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혁신은 전통 거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통에 의거해야 한다”며 “한국의 한국학이 세계의 한국학으로 나아가려면 전통에 의거한 혁신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한류문화의 경제성과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상관관계-한국 전통음악과 K팝을 중심으로’란 논문에서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가 되려면 경제적 가치 여부를 떠나 그 나라의 전통과 민족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며 “전통음악은 우리 고유의 음악이면서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근원적 음악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