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스타가 애타게 찾은 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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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라운지세계대회를 제패한 운동선수가 시상식 때 착용하는 조건으로 수십억원에 협찬받은 시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면 얼마나 아찔할까. 영국 테니스 스타 앤디 머레이(25)가 최근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날 이런 상황을 맞아 한때 ‘패닉’을 경험했다.
머레이가 5시간 가까운 피말리는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꺼낸 첫마디는 “내 시계가 없어!”였다. 영국 테니스 선수가 76년 만에 세계 정상을 탈환, ‘국가적 경사’였던 이 순간에 머레이가 시계를 애타게 찾은 건 시계 협찬사인 ‘라도’와의 계약 때문이었다.스와치그룹 소속인 라도는 지난 6월 머레이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협찬계약을 맺었다. 공식석상에서 라도 시계를 차는 조건으로 수백만달러(수십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레이는 짐을 샅샅이 뒤진 끝에 가방 깊숙이 있던 시계를 찾아냈다. 다행히 라도 시계를 착용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머레이가 착용한 시계는 ‘라도 D-스타 200 크로노그래프’의 검은색 모델(사진). 최근 한국에도 출시돼 4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검정 다이얼(시계판)과 스틸 소재 브레이슬릿(팔찌)이 남성적 느낌을 준다. 스위스 에타(ETA) 무브먼트(시계 동력장치)를 쓴 오토매틱(기계식) 시계로, 200m 방수기능 등을 갖췄다.라도는 다른 색상과 디자인을 포함해 총 7종의 D-스타 200 라인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00만~600만원대다.
이들 제품은 라도가 1962년 내놨던 세계 최초의 긁힘 방지 시계 ‘라도 다이아스타’를 재해석한 것이다. 1957년 설립된 라도는 스위스 고급 시계 중에선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혁신적인 소재와 견고한 품질로 명성을 쌓으면서 전 세계 8000여개 매장에서 팔리는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