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공짜'로 옷 벗을까…공연비 10억 날리고도 웃는 기업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강남스타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K컴즈는 가수 싸이와 협업 프로젝트를 갖고 2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싸이 콘서트'를 무료로 진행한다. SK컴즈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서비스 '싸이월드'의 대대적인 변신과 함께 진행하는 이벤트다. 새로운 싸이월드 어플리케이션(앱)의 론칭을 알리는 마케팅 수단으로 '싸이월드'와 발음이 같은 가수 싸이를 적극 활용했다. 콘서트 제목도 ‘CY X PSY 싸이랑 놀자’로 정했다.

콘서트 응모 방법도 싸이월드의 새로운 기능을 통하게끔 했다. 새로운 싸이월드 앱을 내려받아 '나우' 기능을 활용해 2명 이상의 일촌과 함께 응모하도록 했다. 나우는 음악, 장소, 감정 등을 선택해 자신의 기분이나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싸이월드의 새 기능이다.

이같이 가수 싸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SK컴즈는 '강남스타일'의 대박에 덩달아 기뻐하고 있다. SK컴즈 관계자는 "가수 싸이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때가 기회라는 내부 목소리가 많다"고 설명했다. 포털업계에선 SK컴즈가 가수 싸이를 섭외해 온라인 광고, 콘서트 등을 여는 데 들어간 비용으로 10억 원을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콘서트 현장에서도 싸이의 주도로 싸이월드 앱의 새로운 기능을 알리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싸이월드를 떠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옮겨간 기존 '일촌'들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다.

싸이 역시 '싸이월드 흥행'에 한 몫하고 있다. 싸이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빌보트차트 1위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제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게 된다면 그날 하루 제 미니홈피를 흔들거나 방명록을 써준 모든 분들께 싸이 빌보드 1위 기념 특별 스킨을 다 드리겠다'고 밝혔다. 미니홈피 '흔들기' 기능 역시 싸이월드가 이번에 내놓은 새 기능이다.

이밖에도 싸이는 지난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빌보트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 웃통을 벗고 말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2일 열리는 콘서트에서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영국(UK) 음악 차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3일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영미 양대 대표 팝차트를 동시에 평정하는 첫 아시아 가수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컴즈가 싸이 선점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같이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거친 싸이월드의 부활 여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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