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순자산 39배 늘어…KB금융·NHN과 맞먹어

ETF 10년 이젠 '증시 스타' - 도입 10년…얼마나 성장했나

하루평균 거래대금 비중
유가증권시장서 7% 차지
오는 14일로 도입 10년을 맞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추이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는 점이 주식형 펀드 등과 다르다. 개별 주식과 같이 매매가 편리하고 인덱스펀드의 장점인 분산투자 기능을 갖추고 있는 데다 거래비용이 낮다는 세 가지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02년 4개 상품에 순자산 3444억원으로 시작한 국내 ETF시장은 2006년 이후 급성장해 왔다. 상장 종목 수와 거래대금 기준(하루평균 5억7000만달러)으론 아시아 1위에 올라섰다. 그동안 상장 종목 수 기준 32배, 자산 기준으로는 39배나 커졌다. 성장 잠재력도 커 2020년까지 순자산 100조원 시장으로 확대돼 글로벌 톱5 ETF 강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국내 ETF시장에는 15개 운용사가 129개 종목을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올 들어서만 23개 종목이 새로 상장됐다. ETF시장의 순자산 총액도 2002년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0.1% 수준에서 1.2% 선으로 성장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14위인 KB금융(1.32%), 15위인 NHN(1.17%)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에서 지난해 말에는 7%대(6817억원)로 높아졌다. 올 8월에는 15.6%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ETF는 안정적인 성장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장 초기 코스피200지수에만 머물던 기초자산 종류도 2000년대 중후반 섹터, 해외 지수, 채권, 인버스펀드로 다양화됐다. 2010년 이후엔 레버리지, 상품, 단기자금펀드 등으로 더 세분화되고 있다.

2007년 최고점을 찍었던 펀드 열풍이 사그라진 이후 ETF가 증시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로운 자금 유입원을 찾아나선 자산운용사와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고민하던 증권사 등으로선 ETF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ETF시장이 매년 30%가량 성장해 내년 18조원, 2015년에는 3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에는 1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해 글로벌 시장 순위(순자산 기준)도 현재 10위권에서 5위권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체상태에 있는 펀드시장을 추월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