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스텔서 '기업형 성매매' 年 30억 챙겨

서울 강남 일대에서 오피스텔 방을 임대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연간 수십억원을 챙긴 기업형 성매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4일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우모씨(34)를 구속하고 업소 종업원과 성매수 남성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총책 김모씨(33) 등 4명의 뒤를 쫓고 있다.우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에 오피스텔 방 24개를 빌린 뒤 성매매 여성을 고용해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손님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운영하는 오피스텔 방에서 성매수를 한 남성은 하루 평균 65명, 한 사람당 지급한 돈은 13만원이었다. 우씨 등이 지난 1년 동안 성매매를 통해 챙긴 금액은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이들이 기업체 못지 않게 조직적으로 영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총책 김씨를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을 모집하는 ‘관리 업무’, 전단지를 배포하는 ‘광고 업무’, 성매매를 연결해주는 ‘알선 업무’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이 운영한 ‘상황실’에선 손님 출입을 실시간 조정하고, 성매수자 정보를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고 경찰은 말했다.이들은 또 하나의 조직이면서도 업소명 10여개, 대포폰 번호 20개를 사용해 경찰의 단속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광역단속수사팀 경찰관들의 얼굴 화면을 캡처해 단속을 피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오피스텔 건물 3개를 동시에 단속해 이들을 검거했으며, 범죄 수익금 873만원과 성매매 광고 전단지 5만장, 대포폰 20대를 압수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한 달 동안 음란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행해 음란물을 배포·상영한 업소 133곳을 단속하고 147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