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과장 한원횡 경정, 야간수사 새벽 3시까지…힘들어도 범죄 예방 효과 커

뉴스 인사이드 - 경찰팀 리포트
“야간 수사전담팀의 근무시간을 새벽 3시까지 연장해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세졌지만 범죄를 예방하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전국에서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한원횡 경정(39·고시 특채 14기·사진)은 범죄 해결을 위해서는 일선 형사들이 발로 뛰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발생 초기에 범인 검거에 실패하면 단순 추행범이 강간범으로 발전하는 등 범행 수법이 더욱 흉폭해지고 대범해진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지난 1월 형사과장을 맡은 이래 영등포서의 ‘악바리’로 통하는 그는 기자에게 “지난 8월 여의도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도 조기에 진압하지 못했다면 범인이 도주하면서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4월 서울 영등포동 A직업소개소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한 조선족 이모씨(37)를 대마도에서 조업하는 배까지 샅샅이 뒤져 사건 발생 6일 만에 잡는 근성을 보이기도 했다.

사법고시(44회·연수원 34기) 출신인 한 과장은 현장에서 직접 수사를 하고 싶어 2005년 경찰에 입문했다. 이후 부산 북부경찰서 수사과장, 서울 성북·구로경찰서 수사과장, 동작·강서경찰서 형사과장을 거쳐 험하기로 소문난 영등포서로 왔다.

취임 이후 쉴 새 없이 터지는 강력범죄로 고심하던 그가 새벽 3시까지 근무하는 ‘심야 순찰전담제’를 강화한 것도 초기 검거가 강력사건을 막는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기존 당직팀은 24시간 대기하면서 사건이 발생해야 출동하지만 전담팀은 2개조로 나뉘어 관내 범죄 취약 지역을 찾아다니며 순찰 및 잠복근무를 펼친다. 강력 7개팀 중 사실상 2개팀이 당직 근무를 맡느라 피로도가 높지만 범죄 예방과 검거에 주력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한 과장은 “국회의사당, 증권가, 외국인 밀집 지역 등에서 복합적인 사건들이 잇따라 경찰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