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인기' 채권형펀드도 옥석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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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형펀드 수익 기대 한풀 꺾여투자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던 채권형펀드도 해외와 국내, 투자 대상에 따라 선별 투자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승탄력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국내에선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하이일드펀드 '유망'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2일 기준)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 3조2705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채권형펀드로는 9843억원이 유입됐다. 해외 채권형펀드(ETF 제외)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지난 8~9월 해외 채권형펀드로 2개월 연속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는 7월과 8월 설정액이 각각 8489억원, 5763억원 증가하다가 지난달 7431억원 감소했다. 월 단위 순유출액으로는 지난 5월(-8087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해외 채권형펀드는 연초 이후 10% 넘는 고수익을 유지하며 투자열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내 채권형펀드는 금리 인하 여력이 낮다는 인식 속에 인기가 한풀 꺾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5일 기준)은 11.06%로 국내 채권형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 4.4%를 크게 앞선다. 최근 신흥국 통화 강세로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이 크게 개선된 때문이다. ‘피델리티이머징마켓자A’가 올 들어 17.14%의 수익률을 기록, 개별펀드로는 1위다. 이어 ‘JP모간이머징국공채A’(15.76%)와 ‘피델리티월지급식아시아하이일드자A’(15.25%)도 15% 넘는 수익을 냈다. 전문가들은 해외 채권형펀드가 연말까지 수익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상반기 같은 상승탄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투자 대상별로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 연구원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으면서 일반채권보다 수익이 높은 하이일드채권형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형펀드는 추가적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이사는 “연내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가 이미 반영된 국내 채권의 현 수준에서는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