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값 석달새 40% 급락

국내외 공급증가 영향…다음달엔 반등할 듯
돼지고기 가격이 3개월 만에 40%가량 급락했다. 최근 1년여 사이에 돼지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한 데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수입산 돼지고기에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하면서 수입산 물량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당 3066원으로 지난 7월 초(5105원)와 비교하면 39.9% 하락했다. 삼겹살 소비자가격(㎏당) 역시 같은 기간 1만8800원에서 1만6468원으로 12.4%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초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과 삼겹살 소비자가격이 ㎏당 각각 4435원과 1만8356원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도 각각 30.9%, 10.3% 하락한 것이다.이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진 것은 2010년 말 구제역 사태 이후 가격이 올라가자 축산농가들이 집중사육에 나서면서 돼지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업관측센터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680만~690만마리까지 떨어졌던 돼지 사육두수는 1년4개월 만에 960만~970만마리로 늘었다.

또 정부가 수입산 돼지고기에 무관세를 적용하면서 수입산 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도 가격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7만에 이르는 수입산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했으며, 올 4월에도 수입산 삼겹살 2만을 무관세로 수입하도록 했다.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김욱 축산유통연구소 경매실장은 “구제역으로 줄어든 돼지 사육두수를 만회하기 위해 집중사육과 무관세 수입을 시행한 결과 돼지고기 공급물량은 늘었으나 소비량에는 큰 변화가 없어 가격이 급락한 것”이라며 “돼지고기 적정 도매가격은 ㎏당 3500원 선이어서 지금과 같은 시세가 이어지면 양돈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11월로 접어들면 돼지고기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업관측센터는 11~12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당 3500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