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안랩 등 40개 종목 대주주 매도 과정 조사중"

외부 작전세력 연계 여부도 조사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을 포함해 40여개 종목의 대주주 주식 매도 과정의 적정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스마트저축은행 대주주)을 둘러싼 의혹도 검사 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안랩 주식 처분에 대한 조사 여부를 묻자 “안랩을 포함해 40여개 대주주 주식 매도를 이미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테마주의 대주주 매도와 관련해서는 외부 주가세력이 연계돼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조 의원은 “안랩의 적정주가가 2만원인데 (안 후보가) 10만원 이상에 팔면 안 된다”며 “(안 후보가) 안철수재단에 기부한 것은 결국 개미들의 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장은 “안랩의 전 2대 주주 원종호 씨의 공시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조사를 끝내고 검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원씨는 안랩에 장기 투자하면서 80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지만 지분변동 때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권 원장은 “스마트저축은행이 비정상적인 부동산 거래와 골프회원권 매매 등으로 대주주인 박 회장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나중에 검사를 나가 점검하겠다”고 답변했다.김 의원 등은 스마트저축은행이 지난해 7월 박 회장 소유의 사무실을 2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계약해 저축은행에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회찬 무소속 의원이 이날 금감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일반투자자들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에 재투자하는 스톡론(주식연계신용대출)을 통해 정치테마주에 투자했다가 안랩과 아가방앤컴퍼니 등 두 종목에서만 5000억원 넘게 반대매매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톡론으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 반대매매가 한 번이라도 들어간 계좌의 투자 종목 중 안랩은 3226억원으로 2위, 아가방앤컴퍼니는 2239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