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수 KAIST 교수팀, 흉터 없는 원격 로봇수술 성공


흉터 하나 없이 수술받고 입원 당일 바로 퇴원한다?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리는 얘기지만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기능의 원격수술 로봇 개발에 나서 주목된다. 권동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메디컬로봇팀은 최근 로봇을 이용해 사냥개로 유명한 비글의 췌장을 떼어내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입, 항문 등 몸의 자연스러운 구멍을 이용해 로봇을 집어 넣어 흉터없이 수술한 것이 특징이다. 권 교수는 “이번 실험은 흉터없는 원격 로봇 수술 방법론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상용화 목표의 50~60% 수준까지 개발한 단계로 앞으로 로봇 전문업체와 손잡고 공동 연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흉터 없는 로봇 수술

권 교수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8년 흉터없는 로봇 수술 개발을 시작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노츠(NOTES)라 부른다. 입을 거쳐 위의 통로를 따라 들어가 수술을 하거나 항문의 대장을 통해 담낭, 맹장 등에 접근해 수술하는 방법이 있다.

노츠가 상용화되면 몸 외부에 전혀 상처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게 장점이다. 권 교수는 “세균 감염이나 합병증 등의 우려를 줄일 수 있고 출혈량도 적어 치료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메티컬로봇팀의 노츠는 로봇을 제어하는 조종석, 실제 수술 장치와 연결된 로봇 등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의사는 조종석에 앉아 몸속의 영상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보며 로봇을 조작한다. 권 교수는 “1차 실험에서는 수술도구들이 장기를 헤집고 다닐 때 힘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이를 보완해 10월 중 2차 동물실험에 나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수술 로봇 국산화 기대

로봇 수술은 2005년 국내 도입 첫해 24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6500여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질환별로 수술비가 700만~1500만원에 이르는 등 환자들에게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수술 로봇 다빈치의 가격이 대당 40억원에 육박하는 등 높은 비용이 문제다. KAIST 메티컬로봇팀의 수술 로봇 개발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쟁 로봇을 만들어 수술 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 연간 수조원대로 성장한 수술 로봇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어서다.

권 교수팀은 이번 2차 동물실험을 거친 후 상용화에 함께 나설 민간 파트너를 찾을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