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전망한 내년도 세계 경제 기상도는…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응해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룹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1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2013년 국내외 경제 현안 점검'을 주제로 강연한 뒤 이같이 밝혔다.

정 소장은 "국내외 실물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며 "내년에도 세계 경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의 경우 긴축의 덮에 빠져 고전하고 있고, 채무상환 압력이 높아 여전히 경제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강도 높은 재정긴축 시행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미국은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내년 7280억 달러의 재정긴축이 예정돼 성장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정 소장은 "긴축 규모는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긴축 자체가 불가피해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도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둔화돼 성장률은 8%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중국 정부가 소비진작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있어 경제가 경착률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정 소장은 "글로벌 수요 위축과 보호무역 정책의 확산 등이 우리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서비스 수출이 호조되고 우리 수출 경쟁력 또한 강화되고 있어 경제성장동력으로서 수출의 역할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강연은 어떤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며 "산업별로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대응은 각 사 사장들이 판단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부터 자체적인 거시경제지표 전망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정 소장도 이날 국제통화기금(IMF)과 투자은행(IB) 등의 분석을 인용해 유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 대 아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 계열사들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2013년도 경영계획을 세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전망 자료 등을 참고해 사업부에서 계획을 올리면 각 사별 전략회의를 거쳐 경영계획을 최종 확정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