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진선 대표 "샘표, 간장회사? 10년 뒤 완전히 달라질 것"

연말 스페인 식품연구소와 유럽식 간장 개발
오송에 300억~400억 원 투자, 발효 연구센터 준공

"할아버지(고 박규회 회장)가 1946년 설립한 샘표는 66년 동안 간장 외길을 걸어왔다. '간장회사' 틀에 박혀 있는 샘표의 이미지는 10년 뒤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박진선 샘표 대표(사진)는 11일 오전 서울 필동 샘표 본사에서 열린 기업탐방 행사에 참석해 "앞으로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유럽" 이라며 "연말까지 스페인의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알리시아연구소와 손잡고 유럽식 간장을 개발하고 내년 1월 유럽의 셰프들을 대상으로 연구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 시장은 오랫동안 식품 문화가 발전된 곳으로 우리와 문화는 다르지만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시장의 수용 가능성이 크다" 며 "스페인을 통해 유럽에 진출, 향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샘표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72개 국에 간장을 포함한 장류와 발효 흑초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2000만 달러 규모로 국내 매출의 10분의 1 수준.

그는 일본 시장에 대한 재도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발효 흑초를 들고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애를 먹었어요. 광고를 내보내자마자 날씨가 추워지고 광고모델인 그룹 2PM에 안 좋은 사건이 터져 매출이 잘 나오지 않았죠. 그러나 현재 일본은 지진으로 자국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우리 제품이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어요." 박 대표는 연말 해외 진출과 함께 국내에 300억~400억 원을 들여 발효 연구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이 연구센터는 오송 생명공학 클러스터 내에 위치하며 200여 명의 연구원이 상주할 수 있는 2만3186m² 규모로 건립된다. 발효 응용 기술과 바이오 연구 등을 맡아 진행하면서 샘표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박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우리는 제조회사지만 문화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며 "연구센터를 짓고 해외에 진출해 우리의 음식 문화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 나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샘표의 기업탐방 행사는 11일을 비롯해 12일, 15일, 16일, 18일 총 5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입사 희망자 40명이 참석해 기업 및 직무 소개와 요리 면접 경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샘표의 지난해 매출액은 2262억8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57억7000만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5.6%, 88.7% 늘어났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