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모든 걸 잃은 작가, 도보여행서 만난 것은

◇와일드=작가 셰릴 스트레이드의 여행 에세이. 26세의 젊은 나이에 인생의 모든 것을 잃은 작가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너머에 이르는 도보 여행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걷는다. 아버지의 학대, 어머니의 죽음, 뿔뿔이 흩어진 가족 그리고 이혼은 그를 밑바닥까지 내동댕이쳤다. 깊은 상처 속에 방황하던 작가는 어느 날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혼자 걷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렇게 배낭을 꾸려 산맥 9개와 사막, 황무지, 인디언 부족의 땅을 지난다. 작가는 여행길에서 발톱이 모조리 빠지고 몸의 온갖 군데가 터져 나가며 피가 흐르기도 하고, 갈증과 굶주림을 견디고 야생동물과 맞서 싸우는 험난한 경험을 한다. 그렇게 온갖 시련과 고통, 두려움, 외로움과 싸우면서 삶에서 잃어버렸던 것들을 하나씩 회복한다. 경이로운 대자연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 그는 삶의 극적인 진리를 깨닫게 된다. 작가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의 가장 높은 절벽에 서서 외친다. “인생이란 얼마나 예측불허의 것인가. 그러니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나무의 철학, 552쪽,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