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급팽창하는 까닭 알고 보니 ··· SK엔카 등 기업형 업체 기여


SK엔카 등 기업형 업체···중고차 이미지 바꿔
“중고차 거래 투명해지고 사고 유무 확인 가능해져”

중고 자동차 거래 규모가 매년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도 차츰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사고 차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중고차 거래가 투명해지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으로 허위 매물도 줄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의 통계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규모는 연간 330만 대로 신차 시장(약 160만 대)의 2배를 넘었다. 신차를 사는 사람보다 중고차를 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중고차 시장은 주먹구구식의 장사가 많았고 소비자들은 일명 ‘눈탱이’를 맞는 일이 허다했다” 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허위 매물이 줄어들고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 질서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전문거래 회사인 SK엔카를 시작으로 GS카넷,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등 기업형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중고차 거래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들 업체는 매달 중고차 시세표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차를 고를 때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SK엔카의 경우 중고차 시장에 처음으로 사고유무 등 차량의 상태를 정확히 고지하고 보증제도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SK엔카 보증프로그램은 딜러들이 더욱 안전하게 자신의 차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고지하고 팔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SK엔카 사이트의 전체 중고차 매물 중 딜러 매물은 약 86%이다. 대부분의 딜러들이 자신의 차량을 SK엔카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서울 한성매매단지(등촌동)의 우정모터스 김성욱 딜러는 “SK엔카 등 중고차 웹사이트를 이용해 중고차를 판매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판매 방법” 이라며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를 통해 공개하고 그만큼 더 신뢰를 바탕으로 최적의 소비자를 찾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중고차 매매단지가 쇼핑몰이나 복합 매장으로 변화되고 있는 점도 중고차 유통 구조를 바꾸고 있다. 중고 수입차 전문매장인 서울오토갤러리(양재동)와 카서울닷컴(용답동),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로 들어선 인천 엠파크 등 대형 마트형 매장이 문을 열면서 일반인들이 중고차를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중고차 매매단지는 열악한 매장 환경으로 소비자들이 발길을 꺼려했으나 지금은 여성 고객 수도 늘고 있다. 서울오토갤러리 내 도이치모터스 딜러는 “요즘 BMW 인기로 매장을 찾는 여성 고객들이 많아졌다” 며 “신차 대비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중고차에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중고차 시장에 맞춤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화오토앤비즈가 운영하는 인천 중고차 복합 매장인 엠파크에선 차량 구매나 판매 문의를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기면 전문 딜러의 1대 1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SK엔카에서 운영하는 1대 1 맞춤 상담 서비스인 ‘구해줘 엔카’도 원하는 중고차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기업형 업체가 들어오면서 시장 자체가 많이 개선됐다” 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중고차 시장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