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前보다 행복하십니까? 국민 3명 중 1명 "불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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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성인 709명 설문차기 정부가 국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물가 안정과 일자리 증대가 꼽혔다. 복지 확충에 대한 요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또 연령·성별·거주지역·직업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행복하다는 응답비율이 가장 높은 이들은 ‘20대-여성-경기도-공무원’이었다.
50대 이상·자영업자 큰 비중
"좋아졌다" 응답 15%에 그쳐…경제적 요인이 좌우
20대·여성·경기도·공무원 "행복하다"는 응답 많아
○행복의 가장 큰 변수는 경제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성장률 급락과 국민 행복’이라는 제목의 경제주평 보고서에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26일 7일간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7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68%다.
국민들은 우선 행복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경제적 요인’을 꼽았다. 응답자 중 62.3%가 경제적 요인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어 개인적 요인(58.4%), 사회적 요인(42.3%), 정치적 요인(29.2%) 등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경제적 요인에서는 소득 물가 △개인적 요인에서는 노후준비 건강 가족 △사회적 요인에서는 양극화 강력범죄 △정치적 요인에서는 민생과 동떨어진 정치와 정치권 비리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답했다.
차기 정부에서 ‘국민들의 행복감 제고를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경제적 요인이란 응답이 5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회적 요인(31.2%), 정치적 요인(9.2%), 개인적 요인(3.4%) 순이었다. 국민들의 행복감 제고를 위해 꼭 실행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물가 안정(38.4%)과 일자리 증대(24.8%), 복지 확충(12.8%) 등의 순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이후 체감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9월 소비자물가는 2.0%(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지만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설문 조사한 지난 1년간 체감물가 상승률은 8.2%로 4배나 높았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성장기에 더욱 낮아진 국민들의 행복감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년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인 가계부채의 연착륙 대책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액 자산가들도 “불행해졌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행복감이 어떠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8.5%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15.4%에 불과했고 나머지 56.1%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연령·학력·소득 등의 부문에서 취약계층일수록 행복감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나빠졌다’는 응답 중 50대 이상이 38.6%에 달했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40.9%), 소득은 월 100만원 미만(50.0%), 직업은 자영업자(44.0%)가 각각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억원 이상 자산가 중에서도 40.0%가 ‘나빠졌다’고 답해 최근 경제위기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이 부자들의 행복감도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행복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50.9%가 ‘보통이다’고 응답했다. 40.5%는 ‘그렇다’, 8.6%는 ‘아니다’고 답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가장 행복한 사람’은 ‘대졸, 20대, 여성, 경기지역, 공무원, 자산·소득 많은 사람’이었다. 반면 ‘가장 불행한 사람’은 ‘중졸 이하, 50대 이상, 남성, 자영업 종사자, 월소득 100만원 미만, 자산 1억원 미만’의 응답자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