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어디로 튈까

해외 플랜트 수주 급감 했지만
美 주택 회복에 투자심리 '청신호'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국 주택시장 회복이란 상반된 무게추가 건설주의 향방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건설업체 수익성의 버팀목인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가 최근 크게 감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중동지역 플랜트 전문매체인 MEED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동·북아프리카지역(MENA) 플랜트 발주 실적은 277억달러로 국제입찰이 활성화된 2006년 이후 3분기 평균(488억달러)에 비해 45.3% 감소했다. 금융위기가 정점이었던 2008년 4분기의 296억달러보다도 적은 규모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실적도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의 연초 계획 대비 해외수주 달성률을 보면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만 60% 수준이며 나머지는 30%대”라며 “평균 48%에 불과해 4분기에 분발한다고 해도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플랜트 발주 감소는 글로벌 경기둔화, 특히 중국과 유럽경기의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중동에서 생산된 정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처는 주로 중국과 유럽국가들”이라며 “중국 내수경기가 급격히 살아나지 않으면 플랜트 발주가 계속 지연돼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량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반대로 미국 주택시장 지표들은 현저히 개선되고 있다. 7월 미국 20대 도시 주택가격은 지난 1년간 1.2% 상승, 2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올 들어 8월까지 미국 내 신규 주택 판매도 작년 동기 대비 20% 늘어났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6개월 이내 시차를 두고 미국 주택시장의 움직임이 국내 주택시장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 주택시장이 내년 이후 반등하고 내수시장도 회복되면 국내 주택시장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팔리지 않고 있어 이들 물량을 털지 못한 건설업체들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왕상 연구위원도 국내 건설업종 투자의견을 최근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