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32년 만에 최저…"소비 더 줄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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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급 불균형 대비올해 쌀 생산량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논에 다른 작물 재배
못하도록 하는 방안 검토
통계청은 15일 올해 쌀 생산량이 407만4000으로 지난해(422만4000)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냉해로 인해 355만에 그쳤던 1980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적은 생산량이다.◆벼 재배면적 11년째 감소세
쌀 생산량이 급감하는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벼를 재배할 수 있는 논 면적은 2001년 이후 11년째 감소하고 있다. 벼 재배 면적이 감소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쌀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5년 80.7㎏에서 매년 감소를 거듭해 작년에는 71.2㎏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중 쌀 재배 농가는 93만8000가구(2005년)에서 작년 74만8000가구로 20.2%나 줄었다. 2005년 98만㏊였던 벼 재배 면적은 작년 85만㏊로 급감했다. 쌀 생산량이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정부는 내년 쌀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쌀 수요 예상치가 401만5000으로 예상 생산량보다 5만9000가량 적기 때문이다. 서구식으로 바뀌는 식생활습관, 쌀 대체 곡물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쌀 수요가 줄어드는 속도가 쌀 공급량 감소보다 더 빠른 것도 수급 안정 요인이다.
◆정부 “수급 불안 요인 밀착 감시”
정부는 그럼에도 향후 쌀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쌀 수급 안정이 경제적 효과 여부를 떠나 국내 식량 정책을 떠받치는 기둥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이날 논에 다른 작물 재배를 유도하는 ‘논 소득 기반 다양화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쌀 공급 과잉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매년 4만㏊의 논에 다른 작목을 재배하도록 하고 쌀과 다른 작목 재배 간 소득차 보전을 위해 ㏊당 3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쌀 생산량이 최저치로 떨어지고 쌀 자급률이 83%까지 하락하면서 2년 만에 정책 폐지를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또 올해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와 민간 사이에 벼 매입 경쟁이 일어나 수급 및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비축 미곡 계획량 37만이 채워지지 않더라도 12월31일에는 매입을 종료하기로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