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속도조절..1100원대 지지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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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선물 정미영 > 9월 6일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이후 일주일 후 FRB의 대책들이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달러 약세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달러 약세가 신흥국 통화에 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고 신흥국 주가 상승률이 같은 기간에 더 높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등락률을 비교해보면 유로화가 2.8% 정도 달러 대비 상승했고 인도나 러시아는 3% 이상 상승했다. 원화도 약 2.2%로 비교적 높은 절상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양적완화 당시와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달러 약세가 아주 강하게 드라이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먼저 신흥국이 유동성을 받아들일 만큼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흥국도 금융위기 이후 일어났던 양적완화로 인해 레버리지가 많이 발생했고 최근 디레버리지 압력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신흥국도 그로 인한 경기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으로 유입될 수 있을 유동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로 어제 미국 소매판매도 나왔지만 미국경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달러가치를 방어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로는 신흥국들의 경기가 예전에는 좋았기 때문에 유동성에 대비해 오히려 금리를 인상하고 더 자금을 끌어들이는 양상이었다면 지금은 여전히 부진한 경기로 인해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국가도 상당히 많다. 또 과거에는 FRB가 양적완화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유로존이나 일본 쪽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강한 국면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달러 약세가 강하게 드라이브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양적완화는 미국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측면이 강했고 그로 인해 유동성들이 신흥국으로 많이 흘러들었으며 신흥국의 고성장세가 세계경기를 방어해주는 선순환적인 메커니즘이 있었지만 지금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신흥국에서 세계경기를 견인해주는 역할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양적완화 자체가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지나친 기대를 하기에는 경제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2분기에 변동성이 높아졌다. 유로존 위기가 나오면서 다시 금융시장은 흔들렸고 이로 인해 통화 변동성이 커졌다. 차트를 보면 3분기 중 주요 통화의 변동성이 모두 전분기 대비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환율 변동성이 많이 떨어진 순서대로 보면 브라질, 일본, 캐나다 등이고 대부분의 통화들이 달러에 대해 변동성이 낮아졌는데 그것은 다른 금융시장에도 대입해볼 수 있는 변수이다.
첫 번째로 2분기에 나타났던 유로존 위기가 7, 8월을 거치면서 민감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유로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달러 환율 1.20달러를 유로존 시스템 유지에 대한 신뢰의 선으로 보는데 일단 그 선을 지키면서 올라왔기 때문에 유로존 이슈가 어떻게든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주요국이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글로벌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과거만큼 과감하게 방향성에 대한 배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식도 마찬가지이지만 외환시장에서 달러약세로 강하게 드라이브하지 못하면서 시장이 어느 정도 정체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 변동성 안정의 배경이다.
그것은 어려운 문제다. 적정 수준을 어떤 기준으로 봐야 하느냐, 무엇을 평가할 것이냐에 상당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보면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환율과 수출이라는 문제를 이야기할 때 생각할 것은 환율이 일반적으로 절상될 때, 원화 가치가 올라갈 때는 세계 수요도 좋을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수요 증가를 동반하는 원화 절상은 환율이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기 보다 오히려 수요를 더 창출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두 번째로는 원화 가치만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많이 절상된다면 그것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두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아직 그런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환율의 여력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관심있게 봐야 하는 지표는 엔/원 환율이다. 올해 엔/원 환율의 변동성은 매우 컸지만 하반기부터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적 지지선이 1400원 부근에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1400원 초반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이 선이 깨지면 엔/원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를 여러 가지 계량적인 도구로 사용해보면 저평가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인식이다.
그렇지만 엔화나 유로화 등 다른 이종통화 대비 원화의 가치를 비교했을 때 원화가 여전히 저평가되었다는 인식이 강하고 그런 측면에서 엔/원이 약세 압력을 받을 수도 있고 유로/원이 약세 압력을 받기도 하는 등 엇갈리는 측면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엔/원 환율이 1800원 깨지면서 하락하게 되면 증시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이 많이 경계하고 있다. 최근 1110원 부근에서 많이 지지됐던 이유도 당국이 개입을 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기본적으로 시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환율의 하락 속도나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기조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레벨상 1100원이라는 심리적이고 기술적인 지지선 부근에서는 당국의 액션이 강해질 수 있고 그만큼 시장의 경계감도 커질 수 있다. 현재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크기는 하지만 절상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기 때문에 하락 속도 조절에 대한 대응을 기대해볼 수 있다.
위안화가 19년 만에 최고치라고 하면 굉장히 임팩트가 강하지만 사실 계속 절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늘 새로운 레벨을 칠 때마다 그런 데이터가 나온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 상반기에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위안화가 절하되었는데 다시 8, 9월을 거치면서 위안화 절상이 재개되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최근 달러화 약세에 중국 지표의 일부 개선 흐름을 반영하면서 위안화 환율의 절상이 빨라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의 정부는 위안화의 절상을 굉장히 완만한 속도로 조절하면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이고 강력한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기 보다 완만한 절상 흐름이라는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
이번 주에 국내시장에서는 1100원이 지지될 것인가가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위안화 절상에 최근 싱가포르 통화 절상 등 아시아 통화 절상 압력에 더해 올해 정부가 340억 달러에 달하는 경상흑자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런 부분이 전방위적으로 원화에 대한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따라서 1100원을 둘러싼 싸움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변수는 중국의 GDP다. 그 외에 EU 정상회의와 18일 스페인 국채발행 등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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