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저려 경찰에 자수한 빈집털이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 일대를 돌며 빈집에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이모씨(31)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월 서울 대림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430만원 상당 귀금속을 훔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월 중순까지 서울 일대의 빈집에 침입해 9회에 걸쳐 1187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주로 사람들이 외출한 낮 시간대에 CC(폐쇄회로)TV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방범시설이 허술한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초인종을 눌러 인기척이 없거나 초저녁에 불이 꺼진 집을 물색한 후 창문을 열고 침입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다. 이씨는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은 2800만원에 대한 이자와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PC방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중 지난달 8일 서울 난곡동에 있는 부모 집에 들렀다가 “형사들이 찾는다. 잘못한 게 있느냐”고 부친이 묻자 심적 부담을 느껴 자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특별한 연고가 없는데도 경기도 일대에서 수차례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으로 미뤄 지방에서도 절도 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죄를 추궁 중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