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금강산 관광 재개"…朴·文 사이 줄타기

피격 재발방지 약속 전제

朴, 北 납득할 조치 있어야
文, 안전 조치 있으면 재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일단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해 관광객 피격 사건 등 재발 방지 확약을 받은 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19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한 뒤 지역 주민들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우선 북측과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남측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한)사과나 재발방지 문제 등을 의논하고 재발 방지 확약을 받은 다음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3대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박왕자 씨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 측의 사과 △재발 방지 약속 △관광객 안전에 대한 서면 보장 등에 비해 크게 완화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장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사과가 필요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건 재발방지 약속”이라며 “대화를 통해 그 모든 것을 다 얘기해야 협상이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박 후보 캠프의 윤병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정부가 북한의 유감 표명을 받아들이고 관광객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며 “북한도 이를 위해 남측 자산에 대한 몰수, 동결 조치를 해제한 뒤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성=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