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펀드' 원화 강세에 희비 교차

최근 원화값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환(換)헤지형과 환노출형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방식은 같지만 환헤지와 환노출형으로 나뉘는 '쌍둥이 펀드' 22쌍 중 환헤지형 펀드의 수익률이 환노출형보다 모두 높았다.원자재펀드 '블랙록월드광업주자(주식)'의 경우 환헤지를 한 'H'형의 최근 1개월 수익률(지난 18일 기준)은 -3.51%를 기록한 반면, 환헤지를 하지 않은 'UH'형은 -4.58%를 나타냈다. 연초 후 수익률은 각각 -2.63%, -7.48%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금 펀드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도 환헤지형은 1개월 수익률이 -1.36% 였지만 환노출형은 -2.42%에 그쳤다.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교보악사글로벌마켓파워자' 펀드의 경우 환헤지형 수익률은 -2.67%, 환노출형은 -3.78%를 기록했다.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 등의 여파로 중국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가 더 두드러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하이천하제일중국본토자' 펀드의 경우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이 각각 1.68%, 0.90%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중국소비성장수혜주자H[주식](A)'의 수익률도 각각 5.88%, 4.77%로 차이가 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103.30원(종가기준)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을 하향 돌파해 내년에 105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환헤지형 펀드를 주목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QE3' 이후 환율 시장의 변동이 예상보다 큰데다 원화 강세 추세가 단기에 끝날 분위기도 아니다"며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펀드의 수익률 격차는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특히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는 운용사들의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큰 편"이라며 "금에 투자하는 펀드는 달러화와 움직임이 반대이기 때문에 환 위험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