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F 호재' 송도 경매시장, 벌써 ‘과열조짐’

인천 연수구 송도 부동산 경매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 환경분야의 IMF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송도 러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23일 법원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한 아파트 물건에 총 18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인천 경매5계에서 진행된 송도 소재 아파트 물건에 모두 18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이 아파트는 3억6000만원의 감정가가 매겨져 지난 달 19일 경매장에 나왔다가 1회 유찰된 물건이다. 이달 16일 인천5계 경매장에 같은 단지 내 다른 동의 동일면적 물건이 나왔지만 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이 아파트 경매에서 최 모씨는 최저가 2억5200만원에서 4400만원을 더 붙인 2억9612만원(낙찰가율 82.26%)을 써내 1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낙찰됐다. 이 액수는 현재 시세 하한가인 2억9500만원보다 100만원 가량 더 많은 것이다.

송도는 연이은 개발에도 불구하고 주거 및 영업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아파트 및 상가 분양 성적이 저조했다. 김연아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던 복합상가 커넬워크 입주율이 현재 30%에도 못 미친다는 점은 그간 송도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GCF` 유치가 지난 20일 확정되면서 송도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반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가격 메리트 때문에 투자자가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경매시장의 경우 과열될 조짐이다.

송도 소재 경매물건 낙찰가율을 보면 10월 낙찰가율이 96.17%를 기록하는 등 월별 낙찰가율 기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들어 낙찰된 송도 소재 아파트 물건의 낙찰가율은 78.75%였다. GCF 사무국 유치전 이슈가 불거진 이후 성공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송도에 들어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송도 부동산경매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 과열 징후가 감지되고 있어 자칫하면 필요 이상의 무리한 투자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물건 권리분석 소홀과 무리한 가격으로 낙찰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현재 GCF 사무국 입주로 창출될 경제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이 호재가 수익으로 바뀌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아직 구체화할 수 없다"며 "때문에 무리한 대출로 과열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찰에만 눈이 멀어 설정된 제반 권리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가 활용성 제한 등으로 고생하거나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금융권 자금을 끌어쓴 뒤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정 팀장은 “유치권이나 선순위 임차인 등 특수권리가 설정된 물건도 간혹 보이는데 이런 경우는 낙찰대금 외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들어갈 수 있다”며 “아무리 낙찰받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더라도 먼저 경매정보를 차분히 분석해보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