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신재생에너지 '찬바람'…투자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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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0억 펀드 중 1384억만 투자▶마켓인사이트 10월23일 오전 6시5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던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다. 23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용 정책 펀드인 모태펀드가 조성한 신성장동력펀드는 17개, 7900억원 규모다. 이들 펀드는 지난 6월 말까지 35개(중복 투자 포함시 178건)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1384억원을 투자해 투자율이 17.5%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7년부터 매년 5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신성장동력펀드가 설정된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성적이라고 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는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2010년 537억원(투자건수 50건)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00억원(24건)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 투자금액은 94억원(14건)으로 더 줄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축소와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따라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관련 업황마저 악화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성장동력펀드가 투자한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은 2010년 이후 나빠지고 있다. 업체당 평균 매출은 2010년 639억원에서 작년엔 467억원으로 27%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0억원에서 19억원으로 73% 감소했다.
태양광 업체들은 대부분 영업적자를 냈다. 대형 벤처 캐피털의 한 펀드매니저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기피 심리가 지속될 경우 한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