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을 보고…] 한국의 인재육성법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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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글로벌 트렌드 만드는 한국…한경 인재포럼 통해 위상 확인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2’에 다녀왔다. 금년이 7번째다. 올해는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와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교수,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을 포함해, 무려 57개국에서 6000여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길지 않은 시간에 인재포럼이 이처럼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이 시대의 화두가 ‘인재 육성’임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세계적인 토론의 장 지속돼야"
전성철 <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
지난 6번의 행사와 달리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내가 느낀 것은 크게 달라진 한국의 위상이다. 브라운 전 총리를 포함한 외국의 저명 인사들은 한국이 이뤄내고 있는 커다란 변신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그 비결을 알고 싶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세계는 지금 깊은 혼돈의 와중, 거대한 재균형잡기(rebalancing)의 한 가운데 있다. 근 200년 이상 지속된 서구 주도적 세계가 중심을 잃고 새로운 리더십, 새로운 좌표, 새로운 동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런 혼돈의 와중에서 세계의 이목이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 쏠리고 있다. 불과 30년의 짧은 기간 동안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루면서 선진국의 반열에 사뿐히 올라간 이 나라가 세계에 무엇인가 새로운 좌표를 던져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한국은 좋든 싫든 이제 트렌드 팔로어(trend follower)에서 트렌드 세터(trend-setter)로 그 역할을 바꿔야 할 시대적 상황에 처해 있다는 세계적 컨설팅사 대표의 말이 오늘 다시 실감났다. 브라운 전 총리가 “한경 글로벌 인재포럼은 단순히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 관심을 끄는 행사로 발전했다”고 기조 연설에서 말한 것은 바로 트렌드 세터로서 한국이 요구받고 있는 새로운 역할이라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 보여진다.
그렇다면 인재 육성의 핵심은 무엇일까? 최근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창조력, 창의력이라는 점은 오늘의 포럼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았다. 24일 기조세션으로 진행된 ‘창의적 인재가 기업을 바꾼다’에는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팻 게인스 보잉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의적 인재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진행됐다. 행사에 발표자로 참석했던 일본의 대표 강소기업 아오키제작소의 아오키 도요히코 사장은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뛰어난 인재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창조적인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창조적 인재는 어떻게 육성해야 할까? 창조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업의 창조가 어디서 나오느냐는 문제다.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사 IDEO의 CEO 팀 브라운은 “창조는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세스의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프로세스는 단순한 프로세스가 아니라 ‘지식 프로세스’다. 창조는 지식의 자극으로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집단 지성(group genius)은 창조를 유발하기 가장 좋은 포맷이다. 결국 창조적 인재 육성의 핵심은 천재 한 명을 찾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라는 마중물이 공급돼 조직원 모두가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식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일이다.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시대의 화두인 인재육성과 관련해 한국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앞으로도 한국이 이 같은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과 같은 세계로 통하는, 세계를 망라하는 수준 높은 논의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끊임없이 세계로부터 배우겠다는 자세로 계속 겸손하게 세계와 대화하고 세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창조를 위한 지식 프로세스를 모든 기업, 정부, 사회에 정착시키는 데 대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물론 전 국민이, 이 사회 전체가 학습 조직으로 거듭날 때 우리는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성철 <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