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4일째 매도 '소나기'…한국서 발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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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만 1조 넘게 팔아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 7~9월 매수한 주식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서 본격 이탈하는 조짐으로 보기는 이르지만 연말까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원화강세에 차익실현 나선 듯
외국인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1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달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는 9485억원으로 불어났다. 외국인은 6월 936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이후 7월부터 9월까지 매수 우위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늦어진 것이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6월에도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신흥국 경기 둔화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았다”며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추가적인 원화 강세(환율 하락) 기대감이 약해진 것도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혹은 900원까지 갈 것으로 보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며 “1100원을 환율 저점으로 보는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본격 순매도로 전환했다기보다는 차익 실현 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달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아직은 7~9월 순매수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외국인은 7~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27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 팀장은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한 시점에 위험을 무릅쓰고 추가 수익을 노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