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3분기 주택손실 발생…건설株 향방은?

대우건설이 3분기에 주택 관련 손실을 발생했다고 발표하자 25일 증권업계는 주택 시장이 부진해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우건설 투자 의견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전날 대형 건설업체 중에서는 제일 먼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대우건설의 3분기 별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7% 늘어난 2조 2245억원, 영업이익은 24.9% 줄어든 721억원을 기록했다.매출액은 지난해부터 늘어난 주택 분양 현장과 해외 대형 현장의 매출이 인식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기타영업비용이 발생하면서 하락했다. 기타영업비용에는 중국 계림 호텔 매각 손실 200억원, 주상복합 2개 현장에서 대위변제 손실 95억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위변제란 미분양이 발생해 시행사가 분양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건설사가 시행사에 은행 대신 중도금을 대출해주고 미분양 주택을 자산으로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대위변제 손실 95억원이 발생했다는 것은 인수한 주택의 시가가 대출금보다 95억원이 낮다는 의미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서울지역의 주상복합 중도금 대출에 대한 대위변제가 발생했다"며 "대우건설은 2010년 주택 관련 손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이후 분양 물량을 크게 늘렸는데 2010년 이후 분양한 주택의 입주시기가 도래하면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대우건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도 "대우건설은 올 1~3분기에 주택 관련 일회성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회적 비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기업 평가에 불확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설 업체들의 회계는 기업 의사 결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4분기에 주택 관련 리스크가 이어질 지, 타 업체도 영향을 받을 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조동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시장이 부진해 다른 건설사들도 주택 관련 손실이 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어떤 형태로 나타날 지는 건설사들의 회계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주택 공사 현장마다 진행 사항이 다른데 이를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워 대우건설의 4분기 주택 관련 손실 규모나 타 건설업체 현황을 분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많이 빠진 상태라 단기 매매로는 접근해 볼만 하다는 의견이다.

조 연구원은 "국제 경기 부진이나 해외 발주 감소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체들이 기존의 외형 확대 정책보다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외 수주에 나선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바닥이고 내년 업황은 분명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 당장 건설업체 주가가 오를 만한 모멘텀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 매매를 권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