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2] 차세대 영재 "글로벌 CEO와 특별한 경험 잊지 못할 것"

중고교 창업준비 학생, 기업인·석학과의 만남

아오키 사장 "창의적 인재의 조건은 긍지와 열정"
크레몬드 소장 "여기 모인 학생들이 한국의 미래"

“직원이 30명뿐인 회사가 어떻게 개발자만 1000여명이 넘는 글로벌 회사와 경쟁할 수 있습니까.(허진호 군·경기 일산동고 1학년)”

“한발 한발 내딛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젊음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결코 어려워하거나 좌절하지 마세요. 처음은 미약하겠지만 긍지와 열정을 갖는다면 반드시 여러분이 꿈꾸는 대로 이뤄집니다. 도전을 즐기세요.”아오키 도요히코 (주)아오키 사장의 말에 차세대 영재들의 눈망울이 반짝였다. 아오키 사장은 일본의 작은 철공소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인공위성부품을 납품하는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 입지전적인 경영인이다.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를 꿈꾸는 허군은 “아오키 사장과의 만남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날카로운 질문세례…연사들 “놀랍군요!”

인재포럼의 마지막 날인 25일. 미래의 글로벌 기업인을 꿈꾸는 중·고교 영재 50여명은 자신들의 멘토가 된 아오키 사장을 비롯해 수지타 카르나드 인도 테크마힌드라 인재개발본부장, 유르크 슈베리 스위스연방 직업교육연구실장, 보니 크레몬드 조지아대 토랜스창의성연구소장 등 글로벌 리더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KAIST와 포스텍이 각각 운영하는 차세대 영재기업인센터 중·고교생 중에서 선발됐다.

서울 중산고 1학년생인 이상경 군은 인도 정보기술(IT)업체인 테크마힌드라의 카르나드 본부장에게 “창의적인 인재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카르나드 본부장은 “더 창의적이고, 덜 창의적인 인재는 없다”며 “아이디어를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입자물리학과 전자공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오원석 군(경기 일산동고 1학년)은 “2010년 인텔이 주최한 미국 ISEF(인텔국제과학경진대회)에 국내 대표로 참석해 보니 기업이 인재를 발굴한다는 차원을 넘어 미래에 투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업들이 창의적인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키우는 방법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창의력 연구분야의 대가인 크레몬드 소장은 “여기 모인 학생들이 한국의 미래”라며 “차세대 기업가를 키우기 위해선 수학, 과학 등의 지식과 더불어 자율성과 팀워크, 성실성 등 감성적인 분야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부터 싸이까지 다양한 주제

학생들과 글로벌 리더들의 대화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부터 일본역사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어졌다.아오키 사장은 “한국은 역사적으로 일본의 형과 같은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형님의 나라인 만큼 모국에 대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크레몬드 소장은 “최근 열린 싸이 콘서트를 보지 못해 아쉽다”며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였다. 이호 군(울산 성신고 1학년)이 이런 크레몬드 소장을 위해 싸이의 ‘강남스타일’ 앨범을 깜짝 선물했다. 슈베리 연구실장은 “스위스와 한국 교육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학생들의 호기심과 열정에 매우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심은지/조미현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