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역습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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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5700억 환차손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수출기업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환율 하락으로 5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고 자동차주는 수익성 악화 우려에 급락했다.
현대자동차 등 수출株 일제 하락
삼성전자는 26일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환율 하락으로 5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환율이 하락하지 않았다면 8조6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지만 환차손이 발생, 영업이익 규모가 8조1200억원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현대차도 원화 강세로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원화가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인 것이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3원54전으로 2분기 1151원81전보다 20원 가까이 떨어졌다.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서 전자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97원에 마감해 전날에 이어 또 한번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52조1800억원, 영업이익 8조12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3만5000원(2.65%) 급락한 128만7000원에 마감했다.
기아차가 5.61%, 현대모비스는 3.32% 떨어지는 등 자동차주도 급락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는 국내 생산 비중이 60%를 넘어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현대차보다 환율 하락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