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눕혀진 나로호] "아직 기회있다"…결함 보완 비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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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위기나로호가 또다시 기술적 결함으로 급작스레 발사가 중단되자 나로우주센터 등 관계기관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연구원들 허탈감에 패닉
위성 운용을 맡은 대전 KAIST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센터 대강당 화면 앞에서 나로호 발사 상황 중계를 지켜봤다. 센터의 한 연구원은 “발사가 중단되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오전에 위성 교신 장비와 연결 상황 등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쳤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센터에는 20여명의 연구원이 나로호에 탑재된 나로과학위성과 센터 지상국과의 교신을 위해 비상 대기 중이었다.김태권 인공위성연구센터 행정실장은 “앞서 나로호 1·2차 발사 실패로 탑재 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기회조차 없었는데 또 이렇게 되니 허탈하다”며 “하지만 아직 기회가 있으니 철저히 준비해 다시 발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인 인공위성연구센터장은 “원인을 찾아 보완하면 성공적 발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전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도 발사에 맞춰 예정했던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원인 파악에 분주했다.
나로호의 역사적인 발사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전남 고흥 남열해수욕장 내 우주발사전망대 등을 찾은 관람객들도 실망 속에 발길을 돌렸다. 일부 관람객들은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발사대를 바라보기도 하고, 나로호를 본뜬 전망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 분당에서 온 김도균 씨(43)는 “휴가까지 내고 가족과 함께 왔는데 너무 아쉽다”며 “아들이 나중에 컸을 때는 우주선도 쏠 수 있기를 꿈꾸며 나로호 발사가 꼭 성공하길 빈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에서 온 양시용 씨(43)는 “다시 준비를 철저히 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나로우주센터는 발사 중단 직후부터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1단 로켓을 조립동으로 옮겨 기술적 결함에 대한 정밀 분석에 착수하기 위해서다. 우주센터 내 프레스룸을 가득 메웠던 국내외 1000여명의 취재진도 하나둘씩 철수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굳은 표정으로 프레스룸을 방문해 취재진에게 짧은 인사를 건넨 뒤 바로 센터를 빠져나갔다.
나로우주센터(고흥)=김태훈/이해성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