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단일화 승부'…문재인, 호남 지지율 뒤집기에 안철수 '수성' 총력
입력
수정
후보등록 30일 앞으로…2주간 여론이 좌우
한국갤럽·리서치뷰 조사
문재인, 호남서 안철수 추월…리얼미터는 안철수 우위
호남·40대 공략에 집중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단일화 논의에 물꼬가 트이면서 앞으로 2주간의 여론흐름이 단일화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월25일 후보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끝내기 위해서는 늦어도 11월 초·중순께부터는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2주간 문, 안 후보 진영은 단일화 시기와 방법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지지율 제고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 지지율 싸움의 핵심변수로 호남표심과 40대를 꼽고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상대적으로 여당 후보로 빠져나가는 누수효과가 적은 호남에서는 문, 안 두 후보의 ‘제로섬’ 경쟁구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28일 전주와 광주를 잇달아 방문, 정당 중심의 정치쇄신안과 지역 종합개발계획을 내놓고 안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서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26일 “3자 구도에서 현재 문 후보가 지지율 4%포인트를 끌어올리면 안 후보를 앞서거나 같아지는데 호남과 40대가 키를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노동계 공략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이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유권자층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34명을 영입하고 쌍용차정리해고자와 현대차 노조 농성현장을 찾은 것도 ‘노심잡기’의 일환이다. 추석 직후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던 안 후보 역시 호남을 추가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측 간 ‘호남쟁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들어 호남 민심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까지 호남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5~10%포인트 이상 앞서갔으나 이번주 들어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리서치뷰가 24~25일 휴대폰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42.1%의 지지율로 안 후보(40.2%)를 처음 앞섰다.
한국갤럽(23~24일) 여론조사에서도 문 후보가 34%로 안 후보(32%)를 2%포인트차로 제쳤다. 한국갤럽의 지난주 조사는 안 후보가 43%, 문 후보 27%였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24~25일)에서는 안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44.7%로 문 후보(35.2%)를 9.5%포인트 앞섰지만 전북에서는 35%에 그쳐 50%를 얻은 문 후보에게 15%포인트 밀렸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22일 인하대에서 제기한 국회의원 100명 감축, 정당보조금 폐지 등의 정치쇄신안이 호남에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놨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실장은 “안 후보의 정치쇄신안이 정치권뿐 아니라 진보학자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데 호남에서도 대통령 후보로서의 안정감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작용을 가져온 것 아닌가 싶다”며 “주말까지의 여론흐름을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