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다이도르핀'의 힘…일에 빠져야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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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 편집국 미래전략실장·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사업도 즐거워야 한다. 생계를 위해 시작했든, 성취감에 젖어 노력했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사장 자리도 심드렁해진다. 대기업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도 마찬가지다. 회사 밖에 나와 양복을 벗으면 그저 평범한 중년일 뿐이다.
직원일 때는 할 수 없이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게 돼 있다. 그러나 경영자 나이에 있는 사람들은 일단 ‘작은 성공’을 맛보면 위험 회피적(risk averse)이 되기 쉽다. 연봉이 수억원이 넘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과거처럼 가만 있으면 매년 수억원이 생기는데 괜히 모험을 벌이다 그 ‘좋은’ 자리를 놓칠까봐 겁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럴 때 조심해야 한다. 오래 도전을 하지 않다 보면 현실감이 떨어지게 되는데 오히려 시장과 고객을 ‘우습게’ 아는 경향이 생긴다. 스스로 ‘경영에는 내가 박사’라는 자신감에 빠져 이미 달라진 시장과 고객을 잊은 채 만용을 부리게 만드는 것이다. 멀쩡한 경영자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도 사실은 오래 쉰 결과다.
그래서 끊임없이 긴장을 유지하고 작은 도전이라도 계속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잊게 하는 엔도르핀이 생기고 다시 즐거워진다.때로는 일에 깊이 빠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난제를 붙잡아 몇 날 며칠 매달리는 것은 어떨까. 해결책을 찾아 혼자 고민하고 명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느 날 문득 해결책을 찾아내는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깨달음이나 감동이 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바로 ‘다이도르핀(didorphin)’이다. 최근 발견된 이 호르몬은 엔도르핀에 비해 4000배가 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자는 다른 곳이 아니라 일터에서 쉬어야 한다. 일에 승부를 걸고 일로 도를 닦는 것이다. 그런 비즈니스맨을 위한 선물이 바로 다이도르핀이다.
권영설 < 편집국 미래전략실장·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