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가이버' 배한성 밝힌 아내보다 아름다운 '이것'

“자동차는 아내보다 아름다워야 합니다. 배기량 2000cc를 넘으면 안되고 작을 수록 좋습니다.”

방송인 겸 성우 배한성의 자동차에 대한 신념이다. 지금까지 20여종이 넘는 수입차와 국산차를 구입한 그는 국내 최고 자동차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30일 배 씨는 충남 부여군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열린 BMW 연례 시승행사에서 ‘자동차와 삶, BMW와 얽힌 인생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했다.

“저는 차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심지어 세차할 땐 저도 목욕탕에 가서 같이 목욕을 하곤 합니다.” 배 씨는 자동차에 대한 극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릴 적 자동차는 꿈의 상징이었다는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입한 '피아트 124'가 “너무 엉망이었다”며 잔고장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 차량은 기아자동차의 계열사였던 아시아자동차공업이 생산한 소형차다. 대한민국 최초로 국내 들어온 BMW 310 차량(사진)의 오너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들려줬다.

배 씨는 “지인으로부터 BMW 자동차가 국내 돌아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하기 위해 차가 있다는 안산으로 달려갔다” 며 “차 주인은 마을 일대 땅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던 땅 부잣집 아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끝까지 안 팔길래 나중에 팔게되면 넘겨달라는 조건으로 끝내 얻게됐다”며 당시 기쁨을 회상했다.

BMW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젊고 지적" 이라며 ”독창적(Creative)인 분위기를 낸다”고 강조했다. 또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BMW 시리즈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모델로는 “소형차가 좋다”며 1시리즈를 꼽았다. 그는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 시대가 왔다” 며 “이전에는 외제차에 기름 팔지말자는 얘기까지 있었는데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배 씨는 “과거 자동차는 요즘 나오는 차량과 같은 첨단 기술은 없지만 가미되지 않은 순수성이 있다” 며 “요즘은 이것저것 너무 많이 기술을 집어넣어 마치 진하게 분장한 여자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토록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 지 궁금해졌다. “어렸을 땐 지금처럼 차가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많이 못살았고 사회가 정체돼 있던 청소년 시절, 유일한 꿈의 대상은 자동차였습니다. 자동차는 어느 곳이든지 나를 데려다 줄 수 있을 것 같은 신비한 마법의 양탄자 같다고나 할까요.”배 씨는 “오래된 것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면 이제는 옛날차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여=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