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도 '재건축發 전세대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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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대림·신반포1차 등 이달 이주 시작…인근 방배·사당 전셋값 올라
서울 서초구 잠원·반포동 일대 주택시장에 전세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달부터 잠원대림 신반포1차 등 재건축 예정단지들의 주민 이주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로써 강동·송파에 이어 서초구도 전세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부터 이주 본격화잠원동 재건축 아파트 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른 잠원대림은 지난 25일 이주 일정을 확정했다. 이 단지는 1일부터 내년 3월까지 5개월간 이주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주가 끝나면 철거를 거쳐 내년 8월 착공한다. 현재 637가구에서 843가구로 재건축을 하게 된다. 조합원 몫을 뺀 증가물량은 내년 9월께 일반에 분양한다. 조합 관계자는 “이주비에 대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1일부터는 반포동 신반포1차(한신1차) 790가구가 이주에 나선다. 내년 6월 말까지 이주와 철거를 마무리하고 8월 착공할 예정이다.
공식 이주는 다음달부터지만 주민 이사는 이미 시작됐다. 한형기 신반포1차 조합장은 “40여가구가 이사를 갔다”며 “이미 이주가 본격화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초구청은 이주 시기 조정이 필요없다는 판단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관리처분총회를 하기 전에 이사부터 하는 가락시영아파트와 달리 이곳은 총회를 끝내고 정상적으로 이주하는 단지들”이라며 “단지 규모가 이주 시기를 조정해야 할 정도로 크지도 않다”고 말했다.
잠원·서초동 일대에선 현재 10여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향후 5년간 이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잠원동 A공인 관계자는 “잠원대림 신반포1차 등의 뒤를 이어 내년 말에는 한신6차, 잠원한양 등의 이주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전세난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전셋값 1억~2억원 상승잠원대림과 신반포1차 조합원들은 최소 4억원에서 최고 6억원까지 이주비를 지급받는다. 그래도 거주하던 동네에서 전세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전셋값이 2년 전보다 1억~2억원 올라버린 까닭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전용면적 84㎡(34평형) 전셋값은 5억~8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20년 이상 된 아파트 전셋값도 4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그마나 매물도 흔치 않다. 잠원동 대한공인의 한상설 대표는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학교 문제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가는 것을 싫어해 전세매물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래마을 방배동 사당동 등 주변지역으로 옮기거나 흑석동 옥수동 금호동 등의 신규 입주 아파트로 이동하는 이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세입자들도 밀려나기는 마찬가지다. 그린공인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헌 아파트 전셋값이 3억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적어도 1억5000만원을 더 보태야 해 대출을 받거나 다른 동네로 떠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성근/이현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