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중소형 증권사 10여곳 매물 쏟아져

아이엠투자, 다음달 매각 공고
이트레이드·리딩투자증권도 인수자 있을지에 관심
내년부터 구조조정 본격화
▶ 마켓인사이트 11월1일 오후 12시43분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공식·비공식적으로 매물리스트에 오른 증권사는 10여개.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된 증권업계는 이번 기회에 자율적인 구조개편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제값을 주고 사겠다는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증권업계 구조조정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 이트레이드 등 매물 10여개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트레이드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옛 솔로몬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 증권사 4곳과 독립 증권사 3~4곳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아이엠투자증권 매각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와 말레이시아 CIMB그룹, 언스트앤영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다음달 중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예보는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해외 금융사를 중심으로 세일즈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 측이 기대하는 아이엠투자증권 지분 49.81%에 대한 가격은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모투자펀드 G&A가 투자회수를 위해 내놓은 이트레이드증권의 매각 성공 여부도 관심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실적이 좋은 데다 온라인 부문과 IB사업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4000억원에 달하는 몸값이 부담이다.

기업공개가 무산된 뒤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리딩투자증권은 적자인 데다 부실채권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상윤 대성해운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코리아RB증권은 최근 케이앤케이드림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PEF)에 팔렸다. 더케이파트너스가 150억원 규모로 조성한 이 PEF는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에 최대주주 변경 신청을 내고 내년 1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구조개편 본격화

증권사를 인수할 후보군으로는 KB금융그룹과 지방은행, 국내 증권업 면허가 필요한 해외 금융사 등이 꼽힌다. KB금융지주는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을 검토했지만 인수하기에 마땅치 않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내년 이후에 진행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전망이다.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몸값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 매수자가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중대형 증권사들까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본격적인 증권업계 구조개편은 중대형 증권사가 시장에 나오는 내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