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복지공약 남발…왜 그리스 닮으려 하나"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지정책' 국제 콘퍼런스 / 한국경제연구원 주최
로버트 렉터 美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
“한국이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로버트 렉터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렉터 연구위원은 한국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등 복지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데 대해 “공짜는 없다. 간단히 말해 세수 증대 없이 복지 확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 현상과 1.2%에 불과한 출산율 등을 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치인들이 복지에 많은 예산을 쓰려는 것은 결국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헤리티지재단은 보수주의 성향을 띠는 미국의 싱크탱크다. 렉터 연구위원은 이곳에서 미 대선과 관련, 후보들의 복지 공약 등을 점검하는 일을 해왔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의 재선에 대해 미국 여론의 80%를 차지하는 진보 매체들이 오바마를 지원하고, 부정적인 정보를 차단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바마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좌파적으로 메디케어 등 복지를 계속 늘리고 있다”며 “집권 2기엔 증세를 추진해 한 해 1조달러가 넘는 적자를 메우려 하겠지만, 늘어나는 세금은 턱없이 모자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의 복지 수준은 서유럽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렉터 연구위원은 “미국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로 나뉘어 80여개에 이르는 복지 제도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복잡한 제도 때문에 국민들이 정부가 예산을 얼마나 쓰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8%를 노인 의료지원(메디케어)에, 3%를 지체장애자 복지, 3%를 빈곤층(일할 수 있는) 지원에 각각 쓰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