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사회적 기업 '첫 발'…말똥으로 친환경 비료 만든다

'에코그린팜'에 30% 출자
한국마사회가 말똥을 친환경 비료 등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기업을 출범시킨다. 공기업이 사회적 기업에 직접 출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마사회는 9일 과천시 서울경마공원에서 사회적 기업 ‘에코그린팜’ 발족식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에코그린팜은 경주마의 말똥을 유기농 퇴비나 농업용 흙, 버섯 배지 등으로 가공해 팔 예정이다. 지역 농가와 지방자치단체, 텃밭을 가꾸는 도시 소비자 등에게 주로 공급한다.지분 70%는 ‘에코11’ 등 민간에서, 30%는 한국마사회가 출자했다. 우정훈 마사회 사회공헌추진단 과장은 “공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에 기부 형식으로 지원한 사례는 있었지만 출자는 처음”이라며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마공원에서 매년 나오는 말똥은 1만4000에 이른다. 마사회는 지금까지 지방의 축산 폐기물 처리 업체에 처리를 위탁해왔지만, 말똥 퇴비 수요가 높아지자 사업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주마는 홍삼과 마늘, 종합비타민 등을 첨가한 고단백 영양식을 먹기 때문에 그 말똥 역시 고급 퇴비가 된다는 설명이다.

사회적 기업 특성상 수익의 3분의 2 이상은 사회적 목표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장태평 마사회 회장은 “2014년까지 연간 2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매년 5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며 “수익모델을 정착시킨다면 친환경 농업을 활성화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마사회는 사회적 기업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장애인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는 ‘장애청년 꿈을 잡고(Job Go)’ 사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사회적 기업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펼치는 기업. 일반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데 비해 취약계층에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취약계층의 복지와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