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선 오바마 대통령이 직면한 세계적 과제

치열했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인의 선택은 언제나 전 세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 그만큼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국 대통령은 개별국가로서의 미국 이해뿐만 아니라 세계를 리드하는 슈퍼파워로서의 책무도 동시에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줘야 할 세계적 과제들이 널려 있다. 당장 위기의 세계경제가 문제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우선은 자국의 경제회복에 신경써야 하는 건 당연하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미 국민들은 누가 더 경제를 잘 이끌지 치열하게 갈등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감안할 때 오로지 미국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보호주의적 정책은 금물이다. 돈을 무한정 풀어대는 양적완화 같은 것도 그런 경우다. 버냉키 미 중앙은행 의장은 미 경제회복이 세계경제에도 좋다는 논리로 이를 정당화하지만 시각을 달리해보면 근린궁핍화라는 환율 조작 정책에 다름 아닐 수도 있다.이렇게 풀린 돈은 벌써 미국 밖으로 흘러 나가 환율전쟁 등 세계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인을 양산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망가지면 미국 경제도 어려워진다.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에 이익이 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미국에 요구되는 경제 리더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평화체제를 공고히 해 나갈 책무도 있다. 평화 없이는 경제도 없다. 이슬람권에서의 지정학적 불안요인, 중국과의 긴장 등 국제적 갈등요인을 최소화해 주길 바란다. 자원 분쟁을 줄이는 데도 적극적 역할이 요구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북한을 어떻든 대화의 테이블로 끌고나와야 하는 문제는 더구나 한·미 양국의 깊은 관심사다. 한국의 새 대통령과도 변함없는 협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의 출발 여건이 4년 전에 비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셰일가스 덕분에 제조업 원가를 낮추는 세계 에너지 혁명을 주도할 기세이고 미 제조업도 부활할 조짐이다. 여기에 유럽과 중국의 경기 침체는 미국의 위상을 다시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 자신감을 갖고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세계가 오바마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