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 예산안 협상 결렬…정상회담 차질 빚나?

유럽연합(EU)의 내년 예산안 협상이 결렬됐다. 이로 인해 이달 열릴 예정인 EU 정상회담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EU옵서버' 등 현지 매체들은 1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27개 회원국이 지난 9일 밤 2013년 예산안을 놓고 8시간 동안 심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지도부는 2013년 예산을 1380억유로로 올해에 비해 6.8% 늘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다수의 회원국들은 2.8% 인상안으로 맞섰다.

EU는 또한 올해 예산에 긴급 수요 발생에 따른 90억유로 추경 편성을 요청했으나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회원국들은 이를 거부했다.

유럽 대학생 교환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사업에 대해서도 EU와 주요 회원국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100여 명의 유럽 명사들은 지난 9일 EU와 지도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에라스무스 사업이 축소되면 수 천 명의 젊은이가 인생을 바꾸게 될 경험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며 예산 증액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재무차관 등은 협상에서 "회원국들이 긴축 재정을 펴는 상황에서 유럽의회와 집행위원회가 납세자들에게 증세를 요구하면 안 된다"며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일축했다.

EU는 오는 13일 추가 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 및 올 추경 예산에 관한 마지막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합의 여부가 불투명하다.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집행위원회는 새로운 예산안을 제출해야 하며, 이것마저 통과되지 못하면 전년도 예산에 물가인상률만 반영한 임시 예산안을 집행하게 된다.

EU는 오는 22~23일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위기 대책들과 중기 예산안 심의를 다룰 예정이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