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 전망 "2035년엔 셰일가스가 대세"

천연가스 강국 러 경제 '흔들'
3분기 성장률 3년만에 최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셰일가스 등 비(非)전통가스가 2035년 글로벌 가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급증하면서 천연가스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2 세계 에너지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가스공급 능력 확대로 세계 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석탄 등 전통적 자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셰일가스는 진흙으로 이뤄진 퇴적암층(셰일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말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들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권의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나면서 전통의 천연가스 강국인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0년까지 세계 천연가스 생산 1위였던 러시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에 자리를 내줬다. 생산량도 줄어들고 있다. 영국 에너지기업 BP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난해 천연가스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미국의 생산량은 7.7% 증가했다. 올해 1~8월에는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늘어난 반면 러시아는 2~3% 줄었다.

가스 생산이 줄어든 데다 주요 에너지 수출국인 유럽 국가들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러시아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연방통계국은 이날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가가 러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전력회사들이 가스 사용을 늘리면서 석탄 수요가 줄었다. 남아도는 석탄을 유럽의 전력회사들이 사가면서 러시아산 가스 수요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남윤선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