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워진 올해 논술…'경제·시사' 집중해야

성대·서강대 등 교과서·EBS교재서 지문
이번주 고대·한양대 수리는 교과 통합형
지난주 대입 수시 논술고사를 실시한 성균관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이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함에 따라 이번 주말 고려대 등 다른 대학들도 고교 교과과정을 뛰어넘지 않는 범위에서 논술 출제가 이뤄질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경제와 시사문제가 상당수 출제될 것으로 보고 대학별 출제 경향에 따라 모의논술 연습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사 문제 다수 출제돼지난 10~11일 논술고사를 치른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중앙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제시문의 상당 부분을 교과서와 EBS 교재에서 출제했다.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대학 교양과목 수준의 출제로 선행학습을 부추기지 말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입김’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균관대 경영계열은 정부에서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규제하는 정책에 대해 평가하라는 문제를 냈고, 인문계열에서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대학 입시 가산점 정책에 찬반을 논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서강대 자연계 수리 논술의 경우에 극한과 미분, 대칭이동과 거리의 최소값을 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논술전문업체 한경에듀 S논술의 현민 대표강사는 “익숙한 제시문이 다수 출제돼 논제 파악이 쉬워진 경향은 이번주 논술을 치르는 고려대나 한양대에서도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의 심층적인 분석력과 논증력, 창의력이 점수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인문계 경제 논술 많이 풀어봐야오는 17~18일 논술을 치르는 고려대 한양대 숙명여대 아주대 인하대 광운대 등과 다음주로 예정한 국민대 서울여대 등은 모의고사 문제를 예시하는 등 대학별 특성에 따른 출제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대학이 상당수 경제와 시사부문에서 출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고려대는 시험시간을 지난해 120분에서 올해 100분으로 줄였다. 인문계는 비교분석을 요구하는 인문형 문제와 함수 수열 확률 등 수학의 여러 개념을 통합한 논리 문제를 출제할 전망이다. 자연계는 수리 1문제와 과학 4개 과목(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가운데 1개를 택해 여러 소문항을 단계적으로 묻는 방식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문이 쉬워지고 답안 분량이 줄어들면서 남들과 차별화된 좋은 답안을 제출하기가 더욱 까다로워졌다”며 “분석의 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논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양대는 인문계에서 시사문제를 많이 다루며 자연계는 과학논술 없이 수리만 출제한다. 숙명여대와 인하대는 도표 등을 활용하는 교과통합형 문제를 주로 출제해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3년간 기출문제와 학교별로 제시한 모의문제를 풀어보면서 자신만의 논리구조를 완성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모의문제를 풀면서 논제 파악, 제시문 독해, 논리 구조 설계, 시간 배분 등을 꼼꼼히 점검해보고 전문가와 지도교사에게 첨삭받는 게 좋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현실 문제로 확장하고 적용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되고 있으므로 교과서의 기본개념을 숙지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율 한경에듀 이사도 “깊이 있는 사고력, 다른 학생과의 차별적인 접근법 그리고 채점포인트에 부합한 비판적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고액·불법 논술과외 주의해야

논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무등록 논술학원과 불법 논술과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교과부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이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신문현 교과부 사교육대책팀장은 “학부모들은 지역 교육청에 등록된 학원인지 여부와 등록된 교습비를 받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